에어 컴뱃 22
에어 컴뱃 22 (Air Combat 22 REV acs1 Ver B Japan) · 1995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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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컴뱃의 뿌리
지금은 에이스 컴뱃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남코의 공중전 시리즈가 있습니다. 그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가정용 콘솔이 아니라 오락실 기판에 닿습니다. 1993년 오락실용 에어 컴뱃이 먼저 있었고, 그 후속으로 1995년에 나온 것이 에어 컴뱃 22입니다. 제목 뒤에 붙은 숫자는 이 게임이 돌아가는 남코의 슈퍼 시스템 22 기판에서 왔습니다.
1990년대 중반은 오락실이 3D로 전환하던 시기입니다. 남코의 시스템 22 계열은 릿지 레이서로 이름을 알린 기판이고, 텍스처를 입힌 폴리곤을 안정적으로 뿌릴 수 있었습니다. 그 성능을 하늘로 옮긴 결과가 이 게임입니다. 이 기판을 통째로 갖춘 전용 캐비닛으로도 나왔고, 기존 에어 컴뱃 기계에 부품만 갈아 끼우는 방식으로도 공급되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에어 컴뱃 22(Air Combat 22)는 전투기를 조종해 적기와 지상 목표를 격추하는 3D 공중전 게임입니다. 시점은 기체를 뒤에서 따라가는 형태가 기본이며, 조종간을 잡고 기수를 돌려 적을 사거리에 넣은 뒤 기관포나 미사일로 떨어뜨리는 흐름입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목표를 처리하지 못하면 그대로 종료됩니다.
전작이 임무 하나에 기체 하나뿐이었던 데 비해, 이 작품은 임무가 둘로 늘고 그 안에서 여러 차례 교전이 벌어집니다. 조종할 수 있는 기체도 세 종류로 늘어 성능에 따라 골라 타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게다가 공중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착함과 공중 급유 같은 별도 조작 구간까지 들어가, 단순 격추 게임에서 한 발 나아간 구성을 갖췄습니다.
조종의 감각
이 게임이 요구하는 것은 반사 신경보다 공간 감각입니다. 적기는 평면이 아니라 위아래로도 움직이기 때문에, 화면 안에서 적을 놓치면 어디로 갔는지 찾는 데만 시간이 걸립니다. 조준 표시가 적을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 기체를 그쪽으로 돌리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미사일은 수가 한정되어 있고 잠금에 시간이 걸립니다. 반면 기관포는 무한하지만 아주 가까이 붙어야 맞습니다. 멀리 있는 적에게는 미사일을, 등 뒤에 붙은 상태에서는 기관포를 쓰는 식으로 구분해야 탄약이 남습니다.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적이 보이자마자 미사일을 전부 쏟아붓고, 정작 중요한 순간에 기관포로만 상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하나 조심할 것은 지형입니다. 3D 공중전은 시야가 하늘로만 향하기 쉬운데, 적을 쫓다 고도를 잃으면 지면이나 구조물에 부딪힙니다. 적을 놓치는 손해보다 추락하는 손해가 훨씬 크므로, 낮게 내려갔다 싶으면 일단 기수를 들어 올리는 편이 낫습니다.
시간과의 싸움
오락실 기판인 만큼 이 게임의 진짜 상대는 적기가 아니라 남은 시간입니다. 목표를 빨리 처리할수록 다음 구간으로 넘어갈 여유가 생기고, 한 대 잡는 데 오래 걸리면 그만큼 뒤가 급해집니다. 그래서 잘하는 사람의 움직임은 화려한 곡예가 아니라, 적의 진행 방향을 미리 읽고 최단 거리로 파고들어 한 번에 떨어뜨리는 쪽에 가깝습니다.
착함이나 급유 같은 구간은 처음 만나면 당황하기 쉽습니다. 전투와는 요구하는 조작이 완전히 달라, 속도와 자세를 맞추며 천천히 접근해야 합니다. 여기서 실패하면 시간을 크게 잃으므로,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이 구간을 위해 시간을 미리 벌어 두는 계산이 필요합니다.
오락실에서의 자리와 그 이후
전용 캐비닛에 조종간을 갖춘 대형 기계는 설치 공간과 값이 모두 만만치 않았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 이런 대형 3D 기계는 흔하게 깔리는 물건이 아니었고, 큰 게임장이나 백화점 게임 코너처럼 자리가 넉넉한 곳에서나 볼 수 있었습니다. 한 판에 들어가는 돈도 일반 기판보다 비쌌습니다.
그 대신 이 계보는 콘솔로 옮겨 가면서 크게 자랐습니다. 오락실에서 시작한 남코의 공중전이 가정용으로 넘어가 에이스 컴뱃이라는 이름을 달고 자리를 잡았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그 전환기의 한복판에 서 있던 기판으로, 시리즈가 어떤 모습에서 출발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