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리언 VS 프레데터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Alien vs Predator 940520 Euro) · 1994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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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영화에서 온 두 괴물이 같은 화면에 서 있습니다. 그것도 프레데터가 플레이어 편이고, 에이리언이 떼로 몰려오는 적입니다. 극장에서 두 존재가 만나는 영화가 나오기 한참 전에, 오락실에서는 이미 이 조합이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 게임은 특별한 자리에 놓입니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Alien vs Predator)는 도시를 뒤덮은 에이리언 무리를 뚫고 나가는 벨트스크롤 액션입니다. 좌우로 흐르는 화면을 따라 걸으며 적을 때려눕히는 방식이고, 최대 세 명이 동시에 붙어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네 명의 주인공
플레이어가 고를 수 있는 캐릭터는 넷입니다. 사이보그 신체를 얻은 더치 셰이퍼 소령은 힘과 체력이 가장 좋고, 린 쿠로사와 중위는 검을 쓰며 속도가 빠릅니다. 나머지 둘은 프레데터로, 각각 창과 원반 무기를 다루며 리치와 특수 동작에서 차이가 납니다.
인간과 프레데터가 한 팀이 되어 나란히 싸우는 구도 자체가 강렬합니다. 프레데터를 고르면 어깨의 플라스마 캐논을 쏘거나 위장 능력을 쓰는 등 영화에서 본 요소가 그대로 기술로 들어가 있어서, 원작을 아는 사람일수록 만족도가 큽니다.
캐릭터마다 체력 게이지와 별도로 무기 게이지가 있어서, 강한 기술을 남발하면 체력을 소모합니다. 무작정 버튼을 두드리는 대신 언제 큰 기술을 꺼낼지 재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주워 쓰는 무기
이 게임의 재미 중 절반은 바닥에 떨어진 무기에서 나옵니다. 펄스 라이플, 스마트건, 화염방사기 같은 총기를 주워 들면 한동안 원거리에서 적을 갈아 버릴 수 있습니다. 탄이 떨어지면 그대로 버려야 하지만, 총을 든 몇 초 동안은 화면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뀝니다.
프레데터 계열 무기도 등장합니다. 던지는 원반이나 창을 손에 넣으면 리치가 크게 늘어나 밀집한 적을 한 번에 쓸어 낼 수 있습니다. 총기 하나를 누가 가져가느냐를 두고 옆자리 친구와 눈치 싸움이 벌어지는 것도 이 게임 특유의 풍경입니다.
적으로 나오는 에이리언은 종류가 다양합니다. 기어 오는 개체, 벽을 타고 튀어나오는 개체, 커다란 몸으로 밀어붙이는 개체가 뒤섞여 나오고, 여기에 인간 병사와 기계 병기까지 가세합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화면 안의 적 밀도가 무섭게 올라갑니다.
마지막에 기다리는 것
무대는 에이리언에게 점령당한 도시에서 시작해 지하와 시설 내부로 이어집니다. 배경 그림의 밀도가 대단히 높고, 화면 뒤쪽에서 벌어지는 작은 연출까지 세밀하게 그려져 있어서 걷는 것만으로도 볼거리가 됩니다.
마지막에는 결국 여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구를 상대로 세 사람이 동시에 달려드는 마지막 전투는,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장면입니다.
같은 회사가 이 시기에 만든 벨트스크롤 액션들은 하나같이 완성도가 높았지만, 그중에서도 이 작품은 판권물이라는 조건을 가장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원작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오락실 게임으로서 손맛을 놓치지 않은, 보기 드문 균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