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컴뱃 2
에이스 컴뱃 2 (Ace Combat 2 USA) · 1997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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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이 뼈대였다면 2편은 완성이었다
첫 편이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후속작인데, 나란히 놓고 보면 차이가 상당합니다. 화면이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고, 기체가 훨씬 많아졌고, 임무도 늘어났습니다. 무엇보다 기체가 하늘에서 움직이는 감각 자체가 다듬어져서, 1편에서 뻣뻣하게 느껴지던 부분들이 사라졌습니다.
시리즈를 오래 따라온 사람들 사이에서 2편이 시리즈의 방향을 확정한 작품으로 꼽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조작은 여전히 쉬운데 비행하는 맛은 훨씬 진해졌고, 임무를 골라 가며 진행하는 구조도 이때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후 편들이 물려받는 요소가 대부분 이 작품에 들어 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에이스 컴뱃 2(Ace Combat 2)는 전투기를 몰고 임무에 주어진 목표를 처리하는 공중전 게임입니다. 하늘의 적기를 격추하거나, 지상과 해상의 목표를 부수거나, 정해진 지점을 통과하는 임무가 이어집니다. 조작은 스틱으로 기체를 기울이고 버튼으로 기관포와 미사일을 쏘는 단순한 구성이라, 비행 게임을 처음 잡아도 몇 분이면 익숙해집니다.
무기는 두 종류입니다. 기관포는 탄이 넉넉하지만 짧은 거리에서 정확히 맞혀야 하고, 미사일은 조준이 걸리면 알아서 따라가지만 개수가 제한됩니다. 지상의 가만히 있는 목표는 기관포로, 회피 기동을 하는 적기는 미사일로 처리하는 식으로 나눠 쓰는 것이 기본입니다.
기체를 모으는 재미
임무를 성공할 때마다 돈이 들어오고, 그 돈으로 새 기체를 사거나 무장을 바꿉니다. 이 작품은 고를 수 있는 기체의 폭이 훨씬 넓어져서, 돈을 모아 어떤 기체를 살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재미가 되었습니다. 속도가 빠른 기체, 선회가 좋은 기체, 무장을 많이 싣는 기체가 각각 어울리는 임무가 다릅니다.
특정 조건을 채워야 열리는 기체도 있어서, 이미 깬 임무를 더 좋은 성적으로 다시 하는 이유가 생깁니다. 한 번 끝내고 덮어 두는 게임이 아니라, 목표를 바꿔 가며 여러 번 돌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임무를 순서대로만 진행하지 않고 갈래를 고를 수 있는 지점도 있습니다. 어느 쪽을 골랐느냐에 따라 겪는 임무가 달라져서, 한 번에 모든 것을 보지는 못합니다.
처음 하면 막히는 지점
적기를 뒤에서 쫓아가기만 해서는 좀처럼 못 맞힙니다. 상대가 계속 방향을 트니까 따라가는 만큼 계속 어긋납니다. 상대가 돌 방향의 안쪽으로 미리 파고들어 각을 줄이는 것이 요령입니다. 이 감각이 붙으면 격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집니다.
지면 충돌도 흔한 사고입니다. 특히 협곡이나 도시 사이를 낮게 지나야 하는 임무에서는 적보다 지형이 더 무섭습니다. 낮게 날 때는 고도를 계속 확인하고, 방향을 크게 꺾기 전에 고도를 먼저 벌어 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적 미사일 경보가 울렸을 때 당황해서 계속 직진하는 것도 자주 나오는 실수입니다. 경보가 뜨면 방향을 크게 틀어 옆으로 빠지는 것이 기본 대응입니다. 체력이 얼마 없을 때는 무리하게 목표를 노리는 대신 일단 거리를 벌리고 자세를 다시 잡는 편이 결국 빠릅니다.
3D 초창기의 성취
플레이스테이션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이 정도로 넓은 하늘을 부드럽게 그려 내는 게임은 흔치 않았습니다. 구름 사이를 뚫고 나오는 장면이나 노을이 깔린 하늘을 배경으로 도는 장면은 그 시절 기준으로 상당한 볼거리였습니다. 하드웨어의 한계를 알고 무엇에 성능을 쓸지 잘 골라낸 결과입니다.
국내에서도 이 시리즈는 어렵지 않은 비행 게임의 대표로 자리 잡았습니다. 조종간과 복잡한 계기를 익힐 필요 없이 바로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점이 컸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화면은 세월을 느끼게 하지만, 적기 뒤를 잡고 조준이 걸리는 그 소리가 나는 순간의 쾌감은 조금도 낡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