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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컴뱃 3 유럽판

에이스 컴뱃 3 일렉트로스피어 (Ace Combat 3 Electrosphere Europe En Fr de Es It) · 1999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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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게임인데 오프닝이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합니다. 실존하는 F-15나 수호이 대신 이름부터 낯선 가상의 기체가 날아다니고, 배경은 국가가 아니라 거대 기업들이 하늘을 놓고 다투는 근미래입니다. 앞선 두 작품이 현실의 전투기를 정직하게 다뤘던 것을 생각하면, 이 3편의 방향 전환은 상당히 과감했습니다.

에이스 컴뱃 3(Ace Combat 3 Electrosphere)는 조종석에 앉아 하늘을 날며 목표를 격추하는 3D 공중전 게임입니다. 한 판은 하나의 작전이고, 시작하면 지정된 적을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합니다. 기관포와 미사일 두 가지 무기로 싸우며, 레이더를 보고 적 위치를 파악한 뒤 뒤를 잡아 쏘는 것이 기본 흐름입니다.

에이스 컴뱃 3 유럽판 슈팅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9)

조종의 감각

비행 조작은 사실적인 시뮬레이션과 오락적인 슈팅의 중간쯤에 있습니다. 실속이나 정밀한 공력 계산을 따지지는 않지만, 급선회를 하면 속도가 떨어지고 고도가 낮아지면 지형에 부딪힙니다. 기수를 올리고 내리는 감각이 묵직해서 전투기를 조종한다는 느낌은 확실히 전해집니다.

미사일은 적을 조준선 안에 일정 시간 두어야 잠깁니다. 잠금이 걸린 뒤 발사해도 상대가 회피 기동을 하면 빗나가기 때문에, 거리를 좁혀 놓고 쏘는 것이 명중률을 올리는 방법입니다. 반대로 내가 조준당하면 경고음이 울리는데, 이때는 급하게 방향을 꺾고 플레어를 뿌려 떨어뜨려야 합니다.

기관포는 탄이 넉넉해서 미사일을 아껴야 할 때 유용합니다. 다만 명중시키려면 상대 진행 방향을 예측해 앞을 겨눠야 해서 처음에는 잘 맞지 않습니다. 근접전에서 기관포를 쓸 줄 알게 되면 실력이 한 단계 올라갔다고 보셔도 됩니다.

에이스 컴뱃 3 유럽판 슈팅 게임 화면 2 - 플레이스테이션 (1999)

갈라지는 이야기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임무 중간에 선택지가 나온다는 점입니다. 어느 쪽 편을 들 것인지, 어느 목표를 칠 것인지 고르면 그다음에 나올 작전이 달라집니다. 한 번 진행해서는 전체 이야기의 일부만 보게 되고, 다시 시작해 다른 선택을 해야 나머지가 열립니다.

주인공은 특정 기업에 소속된 조종사이고,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통신이 임무 사이사이에 들어갑니다. 전투기 게임에 이야기를 이만큼 얹은 시도는 당시 흔치 않았습니다. 하늘에서 싸우는 이유가 매번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작전 하나하나가 따로 놀지 않습니다.

다만 일본판과 해외판의 구성 차이가 큽니다. 해외에 나온 판본은 분량과 연출이 상당히 정리되어 임무 중심으로 간결해졌습니다. 어느 쪽을 잡느냐에 따라 체감이 꽤 달라지는 작품입니다.

기체 고르는 재미

진행하면서 새로운 기체가 열립니다. 빠르지만 잘 견디지 못하는 기체, 무겁지만 무장을 많이 싣는 기체처럼 성격이 갈립니다. 좁은 협곡을 지나야 하는 작전에서는 선회가 잘 되는 쪽이, 대형 목표를 부수는 작전에서는 화력이 센 쪽이 유리합니다.

특수 무장도 기체마다 다릅니다. 여러 목표를 한 번에 잠그는 다중 미사일이나 지상 공격에 특화된 무장 같은 것들이 있어서, 작전 내용을 보고 무장을 맞춰 가는 준비 과정 자체가 하나의 재미입니다.

막히는 지점과 요령

처음 하는 분들이 가장 자주 실패하는 이유는 시간 초과입니다. 적을 쫓아다니느라 시간을 다 쓰는 경우가 많은데, 무작정 추격하기보다 적이 돌아오는 길목에서 기다렸다가 정면으로 잡는 편이 빠릅니다.

지상 목표를 치는 작전에서는 고도 관리가 관건입니다. 너무 낮게 내려가면 지형에 충돌하고, 너무 높으면 조준이 어렵습니다. 목표 위를 한 번 지나가며 위치를 확인한 뒤, 넉넉히 선회해서 다시 진입하는 방식이 안정적입니다.

피격 경고가 울릴 때 당황해 계속 직진하면 그대로 맞습니다. 경고음이 들리면 반사적으로 방향을 꺾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생존율을 가장 크게 올려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