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마 워즈
오즈마 워즈 (Ozma Wars SET 1) · 1979 · S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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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너무 당연해서 아무도 신기해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체력 게이지입니다. 한 대 맞으면 조금 줄고, 다 떨어지면 죽고, 회복하면 다시 차오르는 그 막대 말입니다. 액션 게임이라면 거의 다 갖고 있는 이 장치가 처음 등장한 자리 중 하나가 1979년에 나온 이 슈팅 게임입니다.
오즈마 워즈(Ozma Wars)는 1979년에 나온 고정 화면 슈팅 게임입니다. 화면 아래쪽에서 좌우로만 움직이는 자기 기체를 조종해 위에서 내려오는 적을 쏘아 맞히는, 아주 초기 형태의 슈팅입니다. 이 게임은 SNK가 만든 첫 작품이기도 합니다. 나중에 네오지오와 격투 게임으로 이름을 남기는 회사가 무엇으로 시작했는지를 보여 주는 물건입니다.
목숨이 아니라 에너지
같은 시기의 슈팅 게임은 대부분 목숨 개수로 굴러갔습니다. 기체 세 대를 주고, 맞으면 한 대 잃고, 다 잃으면 끝나는 방식입니다. 이 게임은 그 대신 에너지 수치를 줍니다. 그리고 이 에너지는 아무것도 안 해도 계속 조금씩 줄어듭니다. 가만히 서 있는 것 자체가 손해인 구조입니다.
적에게 맞으면 에너지가 크게 깎입니다. 대신 즉사는 아닙니다. 남은 에너지가 있으면 계속 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정 시점마다 모선이 나타나 도킹하면 에너지를 채워 줍니다. 이 순환이 이 게임의 뼈대입니다. 시간에 쫓기면서 적을 처리하고, 정해진 시점에 보급을 받아 다시 버티는 것입니다.
이 설계가 만들어내는 긴장은 지금 기준으로도 분명합니다. 안전한 자리에 숨어서 시간을 끄는 전략이 아예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숨어 있는 동안에도 게이지는 줄어들고, 결국 나가서 처리해야 합니다. 처음 하시는 분이 화면 구석에 붙어 버티다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죽었다고 느끼신다면, 그건 버그가 아니라 이 게임의 규칙입니다.
구간이 나뉘는 슈팅
또 하나 이 게임이 일찍 도입한 것이 구간 구분입니다. 초기 슈팅 게임은 대체로 같은 화면이 조금씩 빨라지며 무한히 반복되는 구조였습니다. 이 게임은 진행하면서 배경과 적 구성이 달라지는 구간을 두었습니다. 지금 말로 하면 스테이지 개념의 초기 형태입니다.
이게 왜 의미 있느냐면, 플레이어에게 목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같은 화면이 반복되면 점수만 남지만, 다음 구간이 있으면 저기까지 가 보자는 동기가 생깁니다. 오락실 게임에서 다음 화면을 보고 싶다는 마음은 동전을 넣게 만드는 가장 강한 이유 중 하나였고, 이후 거의 모든 아케이드 게임이 이 구조를 따라갑니다.
1979년이라는 시점
이 게임은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만든 열풍 한가운데에서 나왔습니다. 실제로 같은 계열 기판 위에서 돌아갔고, 화면 구성이나 조작 방식도 그 계보 안에 있습니다. 당시 아케이드 시장은 그 성공을 본 회사들이 저마다 비슷한 게임을 내놓던 상황이었습니다.
그 틈에서 이 게임이 한 일은 규칙을 하나 바꾼 것입니다. 목숨을 에너지로 바꾸고, 그 에너지가 시간에 따라 줄어들게 하고, 보급이라는 회복 지점을 넣었습니다. 지금 보면 사소해 보이지만, 이 세 가지 조합은 이후 수십 년 동안 액션 게임이 되풀이해서 쓰는 구조가 됩니다. 첫 작품에서 이런 시도를 했다는 점이 이 회사의 이후 행보와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당시 회사 이름은 지금 우리가 아는 그 약자가 아니라 신일본기획이었습니다. 이 게임을 낸 뒤로 슈팅과 액션을 계속 만들었고,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며 대전 격투와 네오지오라는 자기 색을 갖게 됩니다. 그 긴 계보의 첫 칸이 이 소박한 고정 화면 슈팅입니다.
지금 해 보면
이 게임을 국내 오락실에서 직접 만난 세대는 아주 이른 시기에 오락실을 다닌 분들로 한정됩니다. 1979년이면 국내에 아케이드 기계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전이고, 이후에 들어온 것들도 원판보다는 복제 기판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시기 게임들이 흔히 겪는 사정입니다.
지금 잡으시면 화면은 확실히 단출합니다. 그럼에도 몇 분 해 보시면 이 게임이 왜 남았는지가 느껴집니다. 계속 줄어드는 게이지가 등을 떠밀어서, 화면이 단순한데도 손이 쉬지 않습니다. 요령을 하나 말씀드리면, 적을 다 잡으려 하기보다 자기 앞을 막는 것부터 치우면서 보급 시점까지 어떻게든 살아가는 쪽이 낫습니다. 이 게임에서 진짜 상대는 화면 위의 적이 아니라 줄어드는 숫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