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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티마 엑소더스

울티마: 엑소더스 (Ultima Exodus USA) · 1989 · F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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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RPG가 패미컴으로 건너오다

패미컴 RPG라고 하면 마을에서 정보를 듣고 정해진 순서대로 다음 지역으로 가는 방식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시작하자마자 넓은 대륙 한복판에 사람을 던져 놓고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아내야 합니다.

이 불친절함이야말로 서양 컴퓨터 RPG의 성격 그 자체였습니다. 당시 이 게임을 잡았던 사람들은 공책에 지도를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말을 받아 적어 가며 진행했습니다. 힌트를 조합해 다음 목적지를 스스로 찾아냈을 때의 성취감이 이 게임의 본질입니다.

울티마 엑소더스 RPG 게임 화면 1 - 패미컴 (1989)

어떤 게임인가

울티마 엑소더스(Ultima: Exodus)는 리처드 개리엇이 만든 울티마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을 패미컴용으로 옮긴 RPG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네 명으로 파티를 짜서 시작하며, 직업과 종족을 골라 캐릭터를 직접 만드는 것부터가 게임의 시작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대륙을 돌아다니다 적을 만나면 전투 화면으로 전환되고, 파티원 각각을 한 명씩 움직여 싸웁니다. 위치를 잡고 순서를 정하는 전술적 판단이 들어가기 때문에, 명령만 골라 놓고 결과를 지켜보는 방식과는 감각이 다릅니다.

울티마 엑소더스 RPG 게임 화면 2 - 패미컴 (1989)

파티 구성이 곧 전략

이 게임에서 무엇을 데려가느냐는 판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결정되는 문제입니다. 앞에 세워 두들겨 맞을 전사 계열과 마법으로 판을 뒤집을 계열을 어떻게 섞느냐에 따라 진행 난이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돈과 장비 관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초반에는 무기 하나 사는 것도 부담스러워서 약한 적을 반복해 잡으며 자금을 모아야 합니다. 이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장비를 하나씩 갖춰 가며 갈 수 있는 지역이 넓어지는 감각이 이 게임의 재미이기도 합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울티마는 서양 RPG의 계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고, 3편은 그 시리즈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된 작품입니다. 파티제와 전용 전투 화면 같은 요소가 이 편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패미컴 이식판은 원작의 무미건조한 화면을 캐릭터 그림과 음악으로 손봐서 콘솔 사용자에게 좀 더 친숙하게 만들었습니다. 원작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인상이 꽤 달라 보일 수 있지만, 그 덕분에 컴퓨터를 갖지 못했던 이들도 울티마라는 이름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