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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츠바사

캡틴 츠바사 (Captain Tsubasa Japan) · 1988 · Te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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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인데 버튼으로 명령을 고릅니다

축구 게임이라고 하면 선수를 직접 조작해 공을 몰고 달리는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다릅니다. 공을 가진 선수 앞에서 시간이 멈추고, 화면에 선택지가 뜹니다. 드리블할지, 패스할지, 슛할지 고르면 그때부터 연출이 이어집니다.

상대 수비수와 마주치면 다시 멈추고, 이번에는 돌파할지 다른 방향으로 갈지 고릅니다. 수비하는 쪽도 태클과 몸싸움 중에서 고릅니다. 이렇게 서로의 선택이 부딪히면서 결과가 나오는 방식이라, 실제로는 축구를 소재로 한 전략 게임에 가깝습니다.

이 게임은 캡틴 츠바사(Captain Tsubasa)입니다. 같은 이름의 축구 만화를 바탕으로, 주인공과 동료들이 경기를 치러 나가는 구성입니다.

캡틴 츠바사 RPG 게임 화면 1 - 패미컴 (1988)

기력을 관리해야 합니다

선수마다 기력 수치가 있습니다. 강한 슛을 쏘거나 어려운 돌파를 시도할 때마다 기력이 줄어들고, 기력이 바닥난 선수는 제대로 뛰지 못합니다. 그래서 경기 내내 필살기를 남발할 수 없습니다.

골키퍼도 마찬가지입니다. 강한 슛을 막을 때마다 기력이 깎이기 때문에, 계속 강한 슛을 때리다 보면 결국 막지 못하는 순간이 옵니다. 초반에 일부러 강한 슛을 몇 번 날려 골키퍼를 지치게 만들고, 후반에 승부를 보는 운영이 통합니다.

이 자원 관리가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언제 아끼고 언제 쏟아부을지를 정하는 게 승패를 가릅니다.

캡틴 츠바사 RPG 게임 화면 2 - 패미컴 (1988)

만화 같은 연출

선택을 하고 나면 화면이 크게 바뀌며 연출이 이어집니다. 선수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회전하며 슛을 때리고,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습니다. 대사 창이 뜨고 표정이 그려지면서, 원작 만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필살기마다 고유한 이름과 연출이 있어서, 그걸 꺼내는 맛으로 하는 부분도 큽니다. 주인공의 대표 기술이 나갈 때의 화면은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장면입니다.

경기를 이어 갑니다

한 경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상대와 차례로 붙습니다. 상대 팀마다 강한 선수와 특기가 달라서, 어느 쪽을 막고 어느 쪽으로 공격할지 미리 정해야 합니다. 뒤로 갈수록 상대 골키퍼가 튼튼해지고, 수비도 잘 뚫리지 않습니다.

경기 사이에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동료가 합류하거나 상황이 바뀝니다. 그래서 단순히 경기만 반복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따라가는 감각으로 이어집니다.

지금 해 보면

조작이 선택지 고르기뿐이라 손이 빠를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어떤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알아야 하고, 기력 배분을 잘못하면 후반에 아무것도 못 하게 됩니다.

축구를 이런 방식으로 풀어낸 게임은 지금 기준으로도 드뭅니다. 조작이 아니라 판단으로 승부하는 구조라, 축구 게임을 잘 못하는 사람도 붙을 수 있다는 점이 이 게임을 오래 남게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