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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USA 94

월드컵 USA 94 (World Cup USA 94 Europe En Fr de Es It Nl Pt Sv) · 1994 · Sun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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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이름을 달고 나온 축구 게임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는 그 대회의 이름을 정식으로 단 게임이 나옵니다. 이 게임도 그런 경우입니다. 대회 공식 로고와 마스코트, 그리고 실제로 본선에 오른 스물네 나라가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보던 조 편성을 그대로 화면에서 보는 경험은, 그 해에만 누릴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선수 이름까지 실명인 것은 아닙니다. 팀은 진짜인데 명단은 가상이라, 자기가 아는 선수를 찾다가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그 시절 라이선스 사정이 그랬습니다.

월드컵 USA 94 스포츠 게임 화면 1 - 슈퍼 패미컴 (1994)

어떤 게임인가

월드컵 USA 94(World Cup USA 94)는 대회에 출전한 나라 중 하나를 골라 조별 리그부터 결승까지 치르는 축구 게임입니다. 대회 모드 말고도 친선전과 연습 모드가 있어서, 조작을 익히고 나서 본 대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시점은 위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형태이고 화면이 경기장을 따라 스크롤됩니다. 조작은 패스와 슛, 태클로 단순하며, 방향키와 조합해 로빙 패스나 스루패스를 넣습니다. 복잡한 커맨드가 없어서 축구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도 몇 분이면 경기가 됩니다.

대회를 진행하면 조별 리그 결과에 따라 토너먼트 대진이 갈립니다. 비기면 승점을 나누는 실제 규칙이 그대로 적용되므로, 마지막 조별 경기에서 몇 점 차로 이겨야 하는지 계산하게 되는 상황도 나옵니다.

월드컵 USA 94 스포츠 게임 화면 2 - 슈퍼 패미컴 (1994)

경기를 푸는 방법

이 게임은 개인 드리블이 꽤 잘 통하는 편입니다. 빠른 측면 선수로 옆줄을 따라 달려 수비 뒤로 빠진 다음 중앙으로 올리는 방식이 가장 확실합니다. 중앙을 짧은 패스로 뚫는 것도 되지만 상대 수비가 촘촘해서 시간이 걸립니다.

슛은 골대와의 거리와 각도에 따라 세기를 조절해야 합니다.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힘껏 차면 대부분 막히거나 뜨고, 안으로 들어가 각을 만든 뒤 짧게 차는 편이 확률이 높습니다.

수비할 때는 태클을 남발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파울이 나면 위험한 위치에서 프리킥을 내주고, 그 세트피스가 실점으로 이어지는 일이 잦습니다. 상대 진행 방향 앞에 몸을 대고 서서 패스 각을 지우는 편이 안전합니다.

팀 고르기

팀마다 능력치가 다르게 매겨져 있어서, 강팀을 고르면 확실히 수월합니다. 처음에는 전력이 좋은 팀으로 대회를 한 번 돌아 흐름을 익히고, 익숙해진 다음 약체를 잡고 도전해 보는 순서가 재미있습니다.

포메이션도 바꿀 수 있습니다. 수비를 두껍게 세워 지키다 역습을 노리는 방식이 약체로 강팀을 잡을 때 잘 통합니다. 한 골을 지키는 경기를 하다 보면 남은 시간이 유난히 길게 느껴집니다.

둘이 할 때

대전이 이 게임의 백미입니다. 조작이 단순해서 실력 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고, 그래서 누구와 앉아도 경기가 됩니다. 골이 비교적 잘 나오는 편이라 점수가 오르내리며 끝까지 결과를 모릅니다.

같은 팀으로 붙는 것도 가능해서, 순수하게 조작 실력만으로 겨루는 경기도 됩니다. 이런 게임은 규칙이 복잡하지 않을수록 오래 하게 되는데, 이 작품이 딱 그 자리에 있습니다.

대회 게임이라는 장르

월드컵을 소재로 한 게임들은 대체로 그 해에만 팔리고 잊히는 운명이었습니다. 다음 대회가 오면 새 게임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도 축구 게임의 역사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게임들이 남긴 것이 있습니다. 대회 기간에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던 열기를 게임기 앞으로 그대로 옮겨 왔다는 점입니다. 실제 경기 결과를 보고 나서 그 경기를 직접 다시 해 보는 일, 우리 팀이 진 경기를 게임에서 뒤집어 보는 일은 그 시기에만 가능한 즐거움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1994년은 축구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높던 해였고, 그 분위기 속에서 이런 게임을 접한 기억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