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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

위즈 (Wiz) · 1985 · Seibu Kaihat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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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오락실 액션 게임에서 주인공이 쓰는 무기는 보통 하나였습니다. 총이든 검이든 하나를 들고 끝까지 가는 게 당연했던 시절인데, 위즈의 마법사는 여덟 가지 마법을 상황에 맞춰 바꿔 씁니다. 버튼 하나로 마법을 돌려 가며 쓰는 구성은 그 시기 기준으로 꽤 욕심을 낸 설계입니다.

위즈(Wiz)는 마법사를 조종해 지하와 지상, 하늘 영역을 차례로 지나 마지막에 용을 상대하는 액션 게임입니다. 뛰어서 구덩이와 적을 넘고, 마법으로 앞을 막는 것들을 처리하며 나아갑니다. 조작은 8방향 레버와 버튼 두 개이고, 두 명까지 붙을 수 있습니다.

위즈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5)

여덟 가지 마법을 어떻게 쓰느냐

마법의 종류는 기본 탄부터 강화된 탄, 근접 공격, 폭탄, 화염, 시간 정지, 보호막, 그리고 대신 싸워 주는 소환수까지 다양합니다. 그런데 기본 마법을 뺀 나머지는 사용 횟수가 정해져 있고, 아이템을 주워야 채울 수 있습니다. 즉 이 게임은 무엇을 쓸 수 있느냐보다 언제 쓰느냐가 실력입니다.

초보가 흔히 하는 실수는 강한 마법을 얻자마자 잡몹에게 쏟아붓는 것입니다. 화면이 시원하게 정리되니 기분은 좋은데, 정작 막히는 구간에서는 기본 탄만 남아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아끼다가 그대로 죽으면 남겨 둔 횟수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 균형을 잡는 게 게임의 핵심입니다.

특히 쓸모가 큰 것은 시간 정지와 보호막입니다. 적이 몰려나와 피할 자리가 없어지는 구간에서 이 둘을 쓰면 한 번은 확실히 살아 넘어갑니다. 그래서 잘하는 사람들은 이 두 가지를 위험 구간용으로 남겨 두고, 평소에는 기본 탄과 폭탄으로 버팁니다.

위즈 슈팅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5)

세 영역을 지나는 길

무대는 지하, 지상, 하늘로 성격이 나뉩니다. 지하는 좁고 막힌 지형이 많아 피할 공간이 적고, 지상은 트여 있는 대신 적의 수가 늘어납니다. 하늘 영역은 발판 사이 간격이 벌어져서 점프 정확도가 곧바로 생존과 연결됩니다.

초보가 가장 자주 죽는 곳은 사실 적이 아니라 구덩이입니다. 이 시기 액션 게임의 점프는 공중에서 방향을 크게 바꿀 수 없어서, 뛰기 전에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급하게 뛰어 건너다 떨어지는 것이 잔기를 가장 빨리 잃는 길입니다. 적에게 쫓기더라도 발판 앞에서는 한 박자 멈추는 편이 낫습니다.

마지막 하늘 영역의 용이 목표입니다. 여기까지 도달하는 것 자체가 관문이라, 앞 구간에서 마법 횟수와 잔기를 얼마나 남겨 오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중간에서 무리하게 점수를 챙기기보다 자원을 아껴 도착하는 쪽이 확실히 유리합니다.

세이부 개발의 초기작

위즈를 만든 세이부 개발은 나중에 라이덴으로 이름을 남기는 회사입니다. 세로 슈팅의 대표 이름 가운데 하나로 기억되는 그 회사가, 1985년에는 이런 마법사 액션을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이 이 게임을 보는 재미 중 하나입니다. 마법 종류를 여럿 두고 상황별로 바꿔 쓰게 한 설계에서, 이후 이 회사가 슈팅에서 보여 준 무기 전환 감각의 씨앗을 읽어 볼 수도 있습니다.

이 시기 세이부 개발은 아직 자체 유통망이 크지 않아서, 이 게임도 다른 회사를 통해 시장에 나갔습니다. 작은 개발사가 큰 회사의 이름을 빌려 기판을 내보내는 방식은 1980년대 중반 아케이드에서 흔한 구조였습니다.

기술적으로는 Z80 한 개로 돌아가는 소박한 구성입니다. 색도 스프라이트도 넉넉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덟 종류의 마법을 각각 구분되게 보여 줘야 했으니, 화면 연출보다는 아이콘과 효과음으로 차이를 만드는 쪽을 택했습니다.

지금 잡아 보면

1985년 액션 게임의 난이도 감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잔기가 인색하고, 한 번 죽으면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며, 안전하게 넘어가는 길은 반복해서 외우는 것뿐입니다. 요즘 게임의 관대함에 익숙하다면 초반 몇 판은 답답할 수 있습니다.

대신 마법을 바꿔 쓰는 감각은 지금 해도 신선합니다. 무기 하나로 밀고 나가는 동시대 게임들과 달리, 이 게임은 매 구간마다 무엇을 꺼낼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 고민이 실제로 결과를 바꾼다는 점에서, 단순한 반사신경 게임과는 결이 다릅니다.

국내 오락실에서 크게 유행한 축은 아니지만, 세이부 개발이라는 이름을 슈팅으로만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확인해 볼 만한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