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에프오 로보 단가
유에프오 로보 단가 (Ufo Robo Dangar 4 07 1987) · 1986 · Nichibutsu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슈팅 게임인데 기체가 두 발로 일어섭니다
종스크롤 슈팅에서 내가 모는 기체의 생김새는 좀처럼 변하지 않습니다. 파워업을 먹으면 탄이 굵어지고 갈래가 늘어날 뿐, 형태는 처음 그대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화면을 밀고 올라가던 전투기가 접혔다 펴지면서 두 발로 선 로봇으로 바뀝니다. 1980년대 중반 오락실에서 이 장면 하나는 지나가던 사람을 기계 앞에 세워두기에 충분한 구경거리였습니다.
유에프오 로보 단가(Ufo Robo Dangar)는 니치부츠가 만든 종스크롤 슈팅입니다. 화면은 아래에서 위로 흐르고, 플레이어는 하단의 기체를 조종해 밀려드는 적기와 지상에 늘어선 시설을 함께 정리하며 나아갑니다. 여기에 전투기와 로봇이라는 두 가지 형태가 얹히면서, 같은 지형을 지나가더라도 지금 내가 어떤 모습인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집니다.
형태가 바뀌면 싸우는 방식이 바뀝니다
전투기 상태는 몸집이 날렵합니다. 좁은 틈으로 빠져나가기 좋고, 앞으로 뻗는 탄을 촘촘하게 깔면서 밀어붙이는 데 유리합니다. 대신 화면을 넓게 덮지 못하니 좌우에서 각을 잡고 들어오는 적기를 놓치기 쉽습니다.
로봇 상태는 반대입니다. 덩치가 커진 만큼 피탄 면적이 늘어나 아슬아슬한 회피가 어려워지지만, 화면을 장악하는 힘이 붙습니다. 그래서 변신은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지형이 좁아지는 구간을 앞두고 있다면 일부러 변신을 미루는 편이 오래 살아남는 길이 되기도 합니다.
하늘과 땅을 같이 봐야 합니다
이 게임의 화면에는 늘 두 겹의 위협이 있습니다. 위에서 편대를 짜고 내려오는 비행 물체가 하나, 스크롤과 함께 아래에서 올라오는 지상 포대와 건조물이 또 하나입니다. 비행체만 쫓다 보면 지상에서 뻗어 올라오는 탄에 옆구리를 맞고, 지상만 정리하다 보면 등 뒤로 돌아온 적기에 당합니다.
그래서 실력이 붙을수록 시선이 화면 위쪽 한 점이 아니라 화면 전체로 넓어집니다. 어떤 지상 목표를 먼저 지워야 다음 구간이 편해지는지, 어느 지점에서 아이템이 나오는지를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 곧 실력입니다.
로봇 애니메이션이 넘치던 시절의 공기
이 게임이 나온 때는 변신하고 합체하는 로봇이 텔레비전과 완구 매장을 가득 채우던 시기였습니다. 오락실 기계라고 그 흐름 밖에 있을 리 없었고, 전투기가 사람 모양으로 일어서는 연출은 당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던 장면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었습니다.
니치부츠는 그전에도 합체와 분리를 다룬 종스크롤 슈팅을 여러 편 내놓은 회사였습니다. 기체의 형태 자체를 게임의 규칙으로 삼는 발상이 이 회사 작품들에 반복해서 나타나는데, 이 게임은 그 발상을 가장 알기 쉬운 형태로 보여준 축에 듭니다.
지금 다시 해보면
요즘 기준으로 보면 탄이 특별히 많지도, 화면이 특별히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한 판이 짧고 규칙이 단순해서 몇 분만 잡고 있어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감이 옵니다. 슈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처음 붙잡기에 부담이 적은 쪽입니다.
두 사람이 번갈아 도전하는 방식도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한 명이 죽으면 다음 사람이 이어받는 식이라, 옆 사람이 어디까지 갔는지 보고 그다음 구간을 미리 눈에 익히는 재미가 있습니다. 오락실에서 어깨너머로 배우던 방식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