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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 1·2 PC엔진판

이스 I·II (Ys Book I Ii Ancient Ys Vanished) · 1989 · Hudson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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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로 나온 RPG가 무엇을 바꿨는가

게임을 켜면 음성이 나오고, 애니메이션 컷신이 흐르고, 배경 음악이 실제로 연주한 것처럼 울립니다. 지금은 당연하지만 이 게임이 나올 무렵에는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롬 카트리지에 우겨넣던 시절에서 CD 매체로 넘어가면서 무엇이 가능해지는지를, 이 작품이 가장 먼저 제대로 보여 줬습니다. 오프닝만 보고도 이건 다른 물건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스 1·2 PC엔진판(Ys Book I & II)은 니혼팔콤의 액션 RPG 두 편을 하나로 묶어 CD로 낸 이식판입니다. 붉은 머리의 모험가 아돌 크리스틴이 에스테리아 섬에 얽힌 수수께끼를 쫓는 1편과, 그 뒤를 잇는 2편이 끊김 없이 이어집니다.

이스 1·2 PC엔진판 RPG 게임 화면 1 - PC엔진 (1989)

부딪쳐서 싸우는 전투

이 시리즈의 상징은 공격 버튼이 없다는 점입니다. 적에게 그냥 몸으로 부딪치면 공격이 됩니다. 다만 정면으로 똑바로 박으면 이쪽도 크게 다치기 때문에, 살짝 비껴서 어깨로 밀듯이 부딪쳐야 합니다. 이 반 칸 어긋나게 박는 감각이 이스 전투의 전부입니다.

말로 들으면 단순해 보이는데, 실제로 해 보면 적의 이동 경로를 읽고 각을 잡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손이 익으면 적 무리 사이를 스치듯 지나가며 쓸어버리게 되고, 그 속도감이 다른 RPG의 턴제 전투와는 완전히 다른 쾌감을 줍니다.

2편에서는 마법이 추가되어 원거리 공격이 가능해집니다. 불꽃 마법으로 멀리서 쏘거나, 몸을 적으로 변신시켜 특정 지역을 통과하는 등 진행 방식이 넓어졌습니다.

이스 1·2 PC엔진판 RPG 게임 화면 2 - PC엔진 (1989)

보스전과 음악

이 게임을 이야기할 때 음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팔콤 사운드 팀이 만든 곡들은 게임 음악을 넘어 그 자체로 들을 만한 물건으로 평가받았고, PC엔진판에서 CD 음원으로 재구성되면서 완성도가 더 올라갔습니다. 던전에 들어설 때 깔리는 곡, 보스가 등장할 때 터지는 곡 모두 기억에 강하게 남습니다.

보스들은 대부분 화면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크고, 패턴이 분명합니다. 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규칙 때문에 보스에게도 결국 붙어야 하고, 언제 파고들고 언제 빠질지를 판단하는 싸움이 됩니다. 그래서 레벨이 낮으면 아예 통하지 않고, 적정 레벨을 맞춰 가는 것이 공략의 기본입니다.

다무의 탑과 이야기

1편은 에스테리아 섬을 무대로 흩어진 책을 모으는 여정이고, 마지막에는 다무의 탑을 오릅니다. 2편은 그 뒤 하늘에 떠 있는 땅으로 넘어가면서 이야기가 훨씬 커집니다. 두 편이 한 장에 담겨 있어서 끊기지 않고 하나의 긴 모험처럼 이어집니다.

인물들의 사연이 촘촘히 깔려 있고, 특히 2편의 결말은 오랫동안 회자됐습니다. 액션 RPG가 이야기로도 사람을 울릴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지금 잡아도 통하는 이유

조작이 단순하고 진행이 명확해서, 요즘 RPG의 복잡한 시스템에 지친 사람에게 오히려 잘 맞습니다. 지도를 보고 다음 목적지로 가서 부딪치며 뚫으면 되는 구조라 막히는 지점이 적습니다.

이 PC엔진 CD판은 여러 이식판 중에서도 완성도가 높은 쪽으로 꼽힙니다. 이스라는 시리즈를 처음 접하기에 가장 좋은 입구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