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조지 포먼스 KO 복싱

조지 포먼스 KO 복싱 (George Foreman S Ko Boxing Europe) · 1992 · Flying Edge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다른 선수 이름을 붙여 다시 나온 게임

이 게임에는 조금 특이한 사연이 있습니다. 마스터시스템에는 원래 제임스 버스터 더글러스의 이름을 붙인 복싱 게임이 있었는데, 이 작품은 그 게임을 바탕으로 간판 선수만 조지 포먼으로 바꿔 다시 낸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이름의 16비트판과 8비트판은 사실상 다른 게임입니다. 이름만 같고 속은 다른 셈입니다.

스포츠 게임에서 실존 선수의 이름은 상품 가치와 직결됩니다. 계약이 끝나면 이름이 빠지고 새 얼굴이 들어옵니다. 조지 포먼은 은퇴했다가 다시 링에 올라 화제를 모으던 시기였고, 그 인지도를 게임에 붙인 것입니다. 게임 자체보다 이름을 사고파는 사정이 더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조지 포먼스 KO 복싱 스포츠 게임 화면 1 - 마스터 시스템 (1992)

링 위에서 주먹을 주고받는 게임

조지 포먼스 KO 복싱(George Foreman's KO Boxing)은 권투를 소재로 한 스포츠 게임입니다. 링 뒤쪽에서 선수를 보는 시점으로, 자기 선수는 화면 앞쪽에 등을 보이고 서 있고 상대는 정면으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이 시점은 상대의 동작을 잘 보여 주기 때문에 8비트 복싱 게임에서 널리 쓰였습니다.

조작은 단순합니다. 좌우로 움직이며 거리를 잡고, 버튼으로 주먹을 냅니다. 얼굴을 노리는 공격과 몸통을 노리는 공격이 나뉘어 있고, 방향키와 조합해 방어 자세를 잡습니다. 화면 위아래의 체력 표시가 양쪽 선수의 상태를 보여 주고, 이것이 다 떨어지면 쓰러집니다.

조지 포먼스 KO 복싱 스포츠 게임 화면 2 - 마스터 시스템 (1992)

한 경기의 흐름

경기는 라운드 단위로 진행됩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상대를 쓰러뜨리면 그대로 이기고, 시간이 다 지나면 다음 라운드로 넘어갑니다. 쓰러진 뒤에도 일정 횟수 안에 일어나면 경기가 이어지므로, 한 방을 맞았다고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 진행은 상대를 차례로 꺾어 올라가는 구성입니다. 초반 상대는 움직임이 단조로워서 몇 가지 동작만 반복해도 이기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상대의 반응이 빨라지고 방어가 단단해집니다. 같은 방식으로 계속 밀어붙이면 어느 시점부터 전혀 통하지 않게 됩니다.

이기는 요령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 관리입니다. 주먹을 계속 내면 지치는 요소가 있어서, 아무 때나 마구 휘두르면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 힘이 실리지 않습니다. 상대가 공격을 시작하기 직전과 직후의 짧은 틈을 노려 두세 번만 확실하게 넣는 것이 기본입니다.

두 번째는 방어입니다. 8비트 복싱 게임은 대체로 방어가 강하게 설계되어 있고 이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모르겠는 구간에서는 일단 방어 자세로 상대의 공격을 흘려보내면서 동작의 규칙을 관찰하는 편이 낫습니다. 상대마다 공격을 내기 전의 예비 동작이 정해져 있어서, 그것을 한 번 알아채면 경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세 번째는 몸통 공격의 활용입니다. 얼굴만 계속 노리면 상대가 방어를 위로 굳히기 때문에, 몸통을 섞어 방어를 흔들어 놓고 그다음에 얼굴을 노리는 순서가 효과적입니다. 이 두 가지를 번갈아 쓰는 것이 이 게임의 기본 전술입니다.

8비트 스포츠 게임의 한계와 매력

이 게임의 그림과 소리는 소박합니다. 선수의 동작 종류가 많지 않고, 관중석 연출이나 경기 사이의 화면도 간단합니다. 8비트 하드웨어로 만든 스포츠 게임이 대체로 그랬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게임이 나름의 재미를 갖는 이유는 규칙이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동작을 읽고 그에 맞춰 대응한다는 구조 자체는 하드웨어 성능과 무관하게 성립합니다. 몇 판만 해도 상대의 습관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것을 이용해 이겼을 때의 만족감은 화려한 화면과는 별개로 존재합니다.

반대로 아쉬운 점은 반복입니다. 상대의 종류가 늘어나도 대응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작업이 됩니다. 오래 붙잡고 하기보다 짧게 몇 경기 치르기에 알맞은 게임입니다.

한국에서의 8비트 스포츠 게임

국내에서 마스터시스템 계열 기기는 다른 이름으로 유통되며 가정에 상당히 퍼져 있었고, 스포츠 게임도 몇 종이 함께 돌았습니다. 다만 권투 게임은 축구나 야구만큼 대중적이지는 않았고, 실존 선수의 이름도 국내에서는 게임을 고르는 이유가 되지 못했습니다. 조지 포먼이라는 이름을 알고 이 게임을 고른 사람보다, 표지에 링이 그려져 있어서 골라 본 사람이 많았을 것입니다.

지금은 별도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켜서 한 경기를 치러 볼 수 있습니다. 8비트 시절의 스포츠 게임이 어떤 손맛이었는지 확인해 보기에 부담이 없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