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
천주 (Rittai Ninja Katsugeki Tenchu Japan) · 1998 · S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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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에서 조용히
지붕 위에 엎드려 아래를 내려다보면 순찰하는 무사가 지나갑니다. 갈고리를 던져 처마로 올라가고, 발소리를 죽인 채 다가가 등 뒤에서 단칼에 베어 넘깁니다. 그 순간 화면이 잠깐 바뀌며 처형 연출이 나오는데, 이 짧은 장면 하나 때문에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정면으로 싸우면 오히려 쉽게 죽는 게임이라, 들키지 않는 것 자체가 실력입니다.
천주(Rittai Ninja Katsugeki Tenchu)는 봉건 시대 일본을 배경으로 한 3D 잠입 액션 게임입니다. 주인공은 주군을 섬기는 닌자로, 리키마루와 아야메 중 하나를 골라 임무를 수행합니다. 두 인물은 성능과 이야기 진행이 달라 각각 한 번씩은 해 볼 만합니다.
게이지를 보며 숨는다
화면 한쪽에 적의 경계 상태를 알려 주는 표시가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를 때,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때, 나를 발견했을 때가 단계로 구분되는데, 이 표시를 보며 움직이는 것이 기본입니다. 소리를 내면 단계가 올라가므로 웅크려 걷고, 물 위를 조심하고, 시야가 닿는 자리를 피해야 합니다.
발각되면 게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적이 몰려오고 정면 검술로 싸워야 하는데, 이쪽 체력은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수를 했을 때는 싸우기보다 일단 시야에서 벗어나 경계가 풀릴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낫습니다. 이 숨었다 나오는 리듬이 게임 전체를 관통합니다.
갈고리와 도구들
갈고리 밧줄은 이 게임의 상징입니다. 던져서 높은 곳에 걸고 단숨에 올라갈 수 있어, 길을 땅 위로만 생각하지 않게 만듭니다. 지붕과 담장을 이용해 순찰로를 통째로 건너뛰는 경로를 찾는 것이 공략의 핵심입니다.
도구도 다양합니다. 수리검, 연막탄, 독을 바른 쌀, 지뢰, 폭탄 같은 것들을 임무 시작 전에 골라 챙기는데, 들고 갈 수 있는 수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어떤 상황을 만날지 예상해 짐을 꾸리는 셈이라, 같은 임무도 준비물에 따라 풀이가 달라집니다.
등급으로 매겨지는 평가
임무를 마치면 성적이 매겨집니다. 얼마나 들키지 않았는지, 불필요한 살생을 피했는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가 반영되는데, 최고 등급을 받으려면 거의 그림자처럼 지나가야 합니다. 좋은 등급을 받으면 다음 임무에 들고 갈 도구가 늘어나므로, 잘할수록 더 편해지는 구조입니다.
이 평가 시스템 덕분에 한 번 깬 스테이지를 다시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겨우 통과하고, 두 번째에는 순찰로를 외워 소리 없이 지나가고, 세 번째에는 아무도 죽이지 않고 끝내 보는 식으로 목표가 계속 생깁니다.
분위기가 만든 명성
어둡고 축축한 일본 시대극의 공기를 잘 살렸습니다. 비 내리는 성곽, 등불이 흔들리는 마을, 안개 낀 숲 같은 무대가 음악과 함께 긴장을 만듭니다. 대사와 연출도 무겁게 깔려 있어, 화려한 액션 게임이라기보다 조심스러운 잠입극에 가깝습니다.
3D 잠입 액션이라는 장르가 자리 잡기 시작하던 시기에 나와, 이후 여러 작품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지금 잡아 보면 카메라 조작이 다소 뻣뻣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지붕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경로를 재는 그 감각만큼은 여전히 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