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폰 필터 2
사이폰 필터 2 (Syphon Filter 2) · 2000 · S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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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쫓기는 쪽
1편이 음모를 쫓는 이야기였다면, 2편은 쫓기는 이야기입니다. 가브리엘 로건과 리안 싱은 자기 조직에게 배신당해 도망자가 됐고, 진실을 밝히려면 자기를 없애려는 세력을 뚫고 나가야 합니다. 첫 장면부터 추락한 수송기와 눈밭이 나오면서, 여유 있는 첩보물이 아니라 궁지에 몰린 사람의 이야기라는 걸 분명히 합니다.
그 게임이 사이폰 필터 2(Syphon Filter 2)입니다.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낸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고, 1편의 뼈대를 그대로 두면서 규모를 크게 키웠습니다.
두 사람을 번갈아 쓴다
가장 큰 변화는 조작하는 인물이 둘이라는 점입니다. 가브리엘 로건뿐 아니라 리안 싱의 임무도 직접 진행하게 되는데, 둘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면서 같은 사건을 서로 다른 자리에서 보게 됩니다. 한쪽에서 벌어진 일이 다른 쪽 임무의 배경이 되는 구성이 짜임새 있습니다.
리안 싱 파트는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병원과 연구시설처럼 좁은 실내에서 진행되는 구간이 많아, 넓은 야외를 달리는 로건 파트와 리듬이 다릅니다. 두 사람을 오가며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든 구성입니다.
무대가 넓어졌다
콜로라도의 눈 덮인 산, 열차 위, 병원, 뉴욕의 거리, 사막의 시설까지 무대가 확 넓어졌습니다. 특히 달리는 열차 위에서 벌어지는 구간은 이 시리즈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대목입니다.
무기도 늘었습니다. 1편의 전기충격기는 여전히 있고, 여기에 다양한 소총과 저격총, 폭발물이 붙었습니다. 정밀 조준으로 멀리 있는 적을 하나씩 정리하는 손맛은 1편보다 다듬어졌습니다.
대전 모드
2편에는 화면을 나눠 두 사람이 겨루는 대전 모드가 들어갔습니다. 잠입 액션에 붙은 대전이라 다소 뜻밖이지만, 좁은 무대에서 서로를 찾아다니며 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캐릭터와 무대를 게임 진행에 따라 하나씩 열어 가는 방식이라 본편을 더 파고들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연출도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중간 영상이 늘고 성우 연기가 붙으면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가 커졌고, 두 장짜리 디스크로 나올 만큼 분량도 넉넉했습니다.
지금 해 볼 때
1편을 하지 않았다면 이야기의 앞부분을 모른 채 시작하게 되지만, 진행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완성도만 놓고 보면 2편이 더 다듬어져 있어서 여기부터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난이도는 여전히 만만치 않습니다. 체력 회복 수단이 제한적이고 적이 정확하게 쏘기 때문에, 몸으로 부딪히기보다 엄폐물을 끼고 한 명씩 정리하는 방식이 정답에 가깝습니다. 시간 제한이 걸린 구간에서는 길을 미리 외워 두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