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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를 먹다

다이너스티 워즈 (Dynasty Wars Us SET 1) · 1989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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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타고 싸우는 액션

당시 벨트스크롤 액션은 대부분 걸어 다니며 주먹을 쓰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시작하자마자 주인공을 말에 태웁니다. 긴 무기를 휘두르며 달려 나가면 잡병들이 좌우로 튀어 나가고, 말이 쓰러지면 그때부터 땅에 내려서 싸워야 합니다. 그 차이 하나로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되었습니다.

천지를 먹다(Dynasty Wars)는 삼국지를 소재로 한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캡콤의 액션 게임입니다. 촉나라 장수가 되어 전장을 가로지르며 적장을 무너뜨리는 구성인데, 국내 오락실에서는 삼국지라는 이름으로 통했습니다. 뒤에 나온 속편이 훨씬 유명하지만, 말을 탄 채로 싸운다는 발상은 이쪽이 먼저입니다.

천지를 먹다 벨트스크롤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9)

고를 수 있는 장수들

관우와 장비, 조운과 위연 가운데 하나를 고릅니다. 관우는 긴 무기의 사정거리가 넉넉하고, 장비는 한 방의 무게가 다르며, 조운은 움직임이 빠릅니다. 무기의 길이와 휘두르는 속도가 저마다 달라서 고르는 장수에 따라 거리 감각을 새로 잡아야 합니다.

체력과 별개로 기력 개념이 있어서, 버튼을 오래 누르고 있다가 놓으면 더 강한 일격이 나갑니다. 잡병을 상대할 때는 가볍게 휘두르고 적장 앞에서 모아 치는 식으로 나누어 쓰게 됩니다.

천지를 먹다 벨트스크롤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9)

전장의 풍경

화면은 끊임없이 오른쪽으로 흐르고, 그 위로 창을 든 보병과 활을 든 궁병이 밀려옵니다. 활은 멀리서 날아오기 때문에 앞만 보고 달리면 옆구리를 찔립니다. 말 위에서는 높이가 달라 아래쪽 적에게 닿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일부러 내려서 싸우는 편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구간마다 이름 있는 장수가 나타나 앞을 막습니다. 이들은 잡병과 달리 맞아도 물러서지 않고 반격하기 때문에, 한 번에 밀어붙이기보다 치고 빠지는 거리 싸움을 해야 합니다. 말을 잃은 상태에서 적장을 만나면 상당히 고생스럽습니다.

천지를 먹다 벨트스크롤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89)

시리즈로 이어진 이야기

이 게임은 뒤에 훨씬 커진 규모의 속편으로 이어집니다. 말 타기와 모아 치기라는 뼈대는 그대로 두고 캐릭터와 연출을 크게 늘린 작품인데, 국내 오락실에서는 그쪽이 더 오래 살아남았습니다. 그래도 원형을 보고 싶다면 이 첫 작품을 해 봐야 합니다.

삼국지를 다룬 액션 게임은 이후에도 많이 나왔지만, 말 위에서 무기를 휘두르며 잡병을 쓸어 담는 감각을 처음 오락실에 들여온 것이 이 계열입니다. 원작이 만화인 만큼 정사보다는 이야기 쪽에 가깝게 각색되어 있어서, 삼국지를 몰라도 바로 붙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