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게임
리썰 인포서스 (Lethal Enforcers Europe) · 1994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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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 사진으로 만든 범인들
이 게임을 처음 본 사람들이 놀란 지점은 그래픽이었습니다. 도트로 그린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로 촬영한 사람 사진을 잘라 붙인 듯한 화면이었기 때문입니다. 골목에서 총을 든 남자가 튀어나오고, 그 옆에서 손을 든 시민이 비명을 지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겨누는 손보다 판단이 먼저 필요합니다. 시민을 쏘면 감점이고, 심하면 목숨이 깎입니다. 화면 구석에서 뭔가가 움직였을 때 그것이 범인인지 인질인지 0.5초 안에 가려내야 합니다.
어떤 게임인가
리썰 인포서스(Lethal Enforcers)는 코나미가 1992년에 오락실용으로 내놓은 건 슈팅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시카고 경찰서의 경관이 되어, 은행 강도부터 마약 조직까지 이어지는 사건 현장을 차례로 진압합니다.
오락실에서는 캐비닛에 매달린 권총 모양 컨트롤러로 화면을 직접 겨눴습니다. 가정용으로 옮겨지면서는 조준경을 화면에서 움직여 쏘는 방식이 되었고, 별매 총 컨트롤러를 연결할 수도 있었습니다. 어느 쪽이든 겨누고, 쏘고, 재장전하는 세 동작이 전부입니다.
스테이지 구성
첫 무대는 은행입니다. 창구 뒤에서, 기둥 옆에서, 문 뒤에서 범인이 나타납니다. 그다음은 뒷골목의 차이나타운, 부두, 화학 공장으로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조직의 본거지로 들어갑니다. 각 무대 끝에는 체력이 두꺼운 두목급 적이 기다립니다.
화면 밖으로 총구를 돌렸다 당기면 재장전됩니다. 탄창이 정해져 있으니 함부로 난사할 수 없고, 재장전하는 그 짧은 순간에 총알이 날아옵니다. 그래서 몇 발 남았는지 세면서 쏘는 습관이 붙게 됩니다.
무기와 인질
바닥에 떨어진 무기를 쏘아 맞히면 잠시 동안 강한 총으로 바꿔 쓸 수 있습니다. 산탄총, 기관총, 유탄 발사기 같은 것들인데, 지속 시간이 짧고 탄이 다하면 기본 권총으로 돌아갑니다. 어느 구간에서 무기를 챙길지가 사실상의 공략이 됩니다.
인질과 시민은 게임 내내 화면에 섞여 등장합니다. 두 손을 들고 있거나 웅크린 자세로 나오는데, 총을 든 범인과 겹쳐 나타나는 배치가 잦아서 실수가 나기 쉽습니다. 이 게임의 난이도는 적의 강함보다 이 구분에서 나옵니다.
오락실의 총게임
국내 오락실에서 이 계열은 그냥 총게임으로 불렸습니다. 화면 앞에 총이 걸려 있으니 다른 설명이 필요 없었습니다. 코나미는 이후 『리썰 인포서스 II』로 서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속편을 냈고, 실사 소재를 쓴 건 슈팅이라는 형식은 한동안 오락실의 한 축이 되었습니다.
두 명이 동시에 붙을 수 있다는 점도 이 게임이 오래 걸려 있던 이유였습니다. 옆 사람과 화면을 나눠 맡아 좌우를 각각 보다가, 놓친 쪽에서 총알이 날아와 같이 죽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