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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타워 고스트헤드

클락 타워 2 더 스트러글 위딘 (Clock Tower Ii the Struggle Within) · 1999 · Aget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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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수 없는 공포

대부분의 공포 게임은 결국 총을 쥐여 줍니다. 무섭다가도 탄창이 채워지면 마음이 놓입니다. 클락 타워 계열은 그 안전장치를 처음부터 빼 버립니다. 주인공은 평범한 사람이고, 추적자를 만나면 할 수 있는 일은 도망치거나 숨는 것뿐입니다. 옷장 안에 웅크리고 발소리가 멀어지기를 기다리는 몇 초가 이 시리즈가 파는 공포의 전부이자 핵심입니다.

이 작품은 거기에 한 겹을 더 얹었습니다. 주인공 알리사에게는 또 하나의 인격 바네사가 있고, 정신 상태에 따라 인격이 뒤바뀝니다. 쫓기는 대상과 쫓는 대상이 한 몸 안에 있는 셈이라, 밖에서 오는 위협만큼이나 자기 자신이 불안 요소가 됩니다.

클락 타워 고스트헤드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9)

어떤 게임인가

클락 타워 고스트헤드(Clock Tower II The Struggle Within)는 저택과 시설을 돌아다니며 단서를 모으고, 추적자가 나타나면 도망쳐 살아남는 포인트 앤 클릭 계열의 공포 어드벤처입니다. 커서를 움직여 문을 열고 물건을 조사하며, 주인공은 걷고 뛰는 것 말고는 대단한 행동을 하지 못합니다.

한 판의 흐름은 이렇습니다. 방을 돌며 열쇠나 문서를 찾다가, 어느 순간 배경음이 바뀌면서 추적자가 등장합니다. 그때부터는 지도 감각과 도망 경로가 전부입니다. 무작정 뛰면 막다른 곳에 몰리므로, 평소 돌아다닐 때 숨을 수 있는 자리와 빠져나갈 문을 눈에 익혀 두어야 합니다.

클락 타워 고스트헤드 어드벤처 게임 화면 2 - 플레이스테이션 (1999)

공황 상태와 숨기

주인공에게는 정신 상태를 나타내는 표시가 있습니다. 쫓기는 시간이 길어지면 상태가 나빠지고, 나빠진 상태로 계속 몰리면 다리가 풀려 제대로 뛰지 못하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붙잡히면 그대로 끝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도망치는 기술보다 도망을 짧게 끝내는 판단이 중요합니다.

숨을 수 있는 곳은 옷장, 침대 밑, 커튼 뒤 같은 곳입니다. 다만 같은 곳에 자꾸 숨으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숨는 데 성공해도 상태가 저절로 크게 회복되지는 않습니다. 안전한 방으로 물러나 잠시 멈춰 있는 것이 회복의 기본이며, 조사하다가 갑자기 쫓기기 시작했다면 욕심내지 말고 일단 물러나는 편이 낫습니다.

두 인격, 갈라지는 이야기

인격 전환은 이 작품만의 장치입니다. 특정 조건에서 알리사가 바네사로 바뀌는데, 바네사는 알리사가 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고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어떤 문은 알리사로는 절대 열리지 않고, 어떤 사건은 바네사 상태여야만 일어납니다.

그 결과 진행 경로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결말도 여럿입니다. 한 번 돌고 끝내는 게임이 아니라, 어느 갈림길에서 무엇을 조사했느냐에 따라 다른 장면을 보게 되는 구조입니다. 처음 할 때는 끝을 보는 것에 집중하고, 두 번째부터 못 본 방과 못 만난 인물을 찾아다니는 방식이 자연스럽습니다.

막히기 쉬운 지점

이 계열 게임의 오래된 약점이 있습니다.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사할 수 있는 물건이 많고 대부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어디서 막혔는지 스스로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요령은 방을 하나씩 끝까지 훑는 습관입니다. 문, 서랍, 책상 위, 벽에 걸린 것까지 순서를 정해 두고 같은 순서로 조사하면 빠뜨리는 곳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새 물건을 손에 넣었다면, 조금 전에 잠겨 있던 자리를 다시 찾아가 보는 것이 거의 언제나 정답입니다.

또 하나, 이 게임은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바뀝니다. 아까 아무 일 없던 복도에 나중에는 무언가가 서 있기도 합니다. 그러니 한 번 지나온 길이라고 마음을 놓지 말고, 배경음이 달라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오래 살아남는 방법입니다.

시리즈 안에서

원조 클락 타워의 가위 든 소년이 주는 상징적인 공포와 비교하면, 이 작품은 추적자의 인상이 옅고 대신 이야기와 분기 쪽으로 무게를 옮겼습니다. 그래서 시리즈 팬들 사이에서도 평이 갈립니다. 다만 무기를 쥐여 주지 않는 공포, 도망과 숨기로만 버티는 긴장이라는 뼈대는 그대로여서, 요즘의 도망치는 공포 게임들이 다루는 감각의 원형을 보고 싶다면 한 번쯤 붙잡아 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