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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호크 프로 스케이터 2

토니 호크의 프로 스케이터 2 (Tony Hawk S Pro Skater 2 F Ce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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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위로 옮겨 온 스케이트보드

2000년 전후는 스케이트보드 게임이 유행의 정점에 있던 시기입니다. 거치형 기기에서 나온 이 시리즈의 2편은 스포츠 게임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크게 히트했고, 곧이어 여러 기기로 퍼져 나갔습니다. 그중에서도 휴대용 기기판은 사정이 특별했습니다. 원판이 자랑하던 3차원 공간의 개방감을 그대로 옮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보이 어드밴스판은 같은 이름을 달고 있지만 화면을 보는 방식이 다릅니다. 카메라를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각도로 고정하고, 그 안에서 선수를 굴립니다. 원판을 알고 들어오면 처음엔 낯설지만, 몇 판 돌리다 보면 이쪽은 이쪽대로 잘 짜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토니 호크 프로 스케이터 2 스포츠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어떤 게임인가

토니 호크의 프로 스케이터 2(Tony Hawk's Pro Skater 2)는 정해진 시간 안에 스케이트보드로 기술을 부려 점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임입니다. 무대는 계단과 난간, 경사면과 반원형 구조물이 놓인 공간이고, 이것들을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집니다.

기본 동작은 몇 개 안 됩니다. 속도를 붙이고, 뛰어오르고, 공중에서 보드를 돌리거나 잡고, 난간 위를 미끄러져 타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것들을 따로따로 쓰는 게 아니라 끊기지 않게 이어 붙여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착지에 성공해야 그때까지의 점수가 확정되고, 넘어지면 쌓아 올린 것이 전부 날아갑니다.

한 판마다 달성 목표 목록도 주어집니다. 특정 점수를 넘기라거나, 무대 안에 흩어진 물건을 모으라거나, 정해진 지형을 특정 방식으로 타라는 식의 과제입니다. 이 목록을 채워 나가는 것이 진행의 축이 됩니다.

처음 잡으면 어디서 막히나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착지입니다. 초보자는 대개 공중에서 기술을 최대한 많이 넣으려다 자세가 틀어진 채로 떨어져 넘어집니다. 화려하게 실패하는 것보다 소박하게 성공하는 쪽이 점수가 큽니다. 착지 직전에는 조작을 멈추고 방향만 맞추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는 무대를 도는 경로입니다. 이 게임의 점수는 기술 하나하나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끊기지 않고 이어 가느냐에서 나옵니다. 그러려면 무대 어디에 난간이 있고 어디서 속도를 되찾을 수 있는지를 외워야 합니다. 처음 몇 판은 점수를 포기하고 지형만 익히는 데 써도 아깝지 않습니다.

셋째는 시간 감각입니다. 제한 시간이 짧기 때문에 목표를 하나씩 순서대로 처리하려 들면 항상 모자랍니다. 대신 한 번 도는 동안 지나가는 길에 걸리는 목표들을 함께 처리하는 식으로 묶어야 합니다. 익숙해지면 한 판에 목표 서너 개를 동시에 해치울 수 있습니다.

휴대용판의 자리

이 시리즈를 거치형으로 먼저 접한 사람이라면 시점 차이 때문에 감각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자유롭게 둘러보며 지형을 찾는 재미는 줄어든 대신, 화면에 보이는 정보가 명확해서 경로를 외우기는 오히려 쉽습니다. 휴대용 기기에서 짧게 한 판씩 돌리기에는 이쪽이 더 알맞은 구성입니다.

게임보이 어드밴스는 같은 시기 휴대용 기기 중에서는 성능이 넉넉한 편이었지만, 3차원 공간을 자유롭게 그리기에는 여전히 벅찼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당시 어드밴스로 넘어온 거치형 대작들은 대부분 시점이나 구조를 바꿔서 다시 만들어졌습니다. 이식이라기보다 같은 소재로 다시 지은 게임에 가깝습니다.

이 장르가 남긴 것

스케이트보드 게임이 스포츠 게임 중에서도 유난히 인기를 끈 이유는 승패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상대를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자기 점수를 갱신하는 게임이고, 그래서 규칙을 몰라도 앉을 수 있습니다. 기술 이름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버튼을 아무렇게나 눌러도 보드가 멋지게 돌아가니까요.

국내에서는 스케이트보드 자체가 생소한 문화였는데도 이 시리즈는 제법 알려졌습니다. 게임 안의 음악과 분위기를 통해 그 문화를 간접적으로 접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게임이 낯선 취미를 소개하는 창구 노릇을 한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