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 6 플레이스테이션
파이널 판타지 6 (Final Fantasy Anthology Final Fantasy Vi) · 1999 · Sq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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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하나가 아닌 이야기
대부분의 RPG에는 중심 인물이 하나 있습니다. 이 작품은 그 자리를 비워 두었습니다. 열네 명의 인물이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고, 이야기 중간중간 그들 각자의 시점으로 장면이 넘어갑니다. 오페라 무대에 올라야 하는 사람,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사람, 아버지와 화해하지 못한 사람이 모여 한 편의 이야기를 이룹니다.
또 하나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이야기의 방향입니다. 대부분의 RPG가 세계를 지키는 이야기라면, 이 작품은 중반에 세계가 실제로 부서집니다. 그 뒤로 남은 것을 주워 모으는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이 구성이 당시로서는 상당히 드문 것이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파이널 판타지 6(Final Fantasy VI)은 기계 문명이 마법을 병기로 되살리려 하는 세계를 무대로, 여러 인물이 모여 제국에 맞서는 턴제 RPG입니다. 마을과 던전을 오가며 이야기를 따라가고, 적을 만나면 차례대로 명령을 내려 싸웁니다.
전투는 게이지가 차오르는 순서대로 명령을 넣는 방식입니다. 인물마다 자기만의 특수한 명령이 하나씩 있어서, 누구를 데려가느냐에 따라 싸우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도박처럼 무작위 결과가 나오는 기술을 쓰는 인물도 있고, 적의 기술을 배워 쓰는 인물도 있습니다.
마석과 성장
이 게임의 핵심 시스템은 마석입니다. 인물에게 마석을 붙여 두면 전투를 통해 마법을 배우고, 등급이 오를 때 능력치가 추가로 오릅니다. 어떤 마석을 누구에게 붙여 두느냐에 따라 최종적인 능력치가 달라지므로, 오래 파고드는 사람은 이 배분을 계산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마법을 배워 두는 것 자체는 중요합니다. 회복 마법과 상태 이상을 푸는 마법은 일찍 확보해 두면 후반의 보스전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마석은 자주 바꿔 붙여 여러 인물이 기본 마법을 골고루 익히게 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마석에는 소환수도 딸려 있습니다. 전투 중 한 번씩 불러내 큰 피해를 주거나 아군을 돕는데, 화면 연출이 볼 만해서 이것 때문에 마석을 모으는 재미도 있습니다.
인물 고르기
열네 명이나 되지만 억지로 다 쓸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는 마음에 드는 넷을 골라 계속 쓰게 됩니다. 다만 이야기 중간에 일행이 여러 갈래로 나뉘는 구간이 있어서, 한쪽만 키워 두면 다른 쪽이 약한 채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여덟 명 정도는 고르게 키워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각 인물의 특수 명령을 이해하면 전투가 훨씬 재미있어집니다. 도구를 던지는 쪽, 적의 기술을 배우는 쪽, 무작위 결과에 기대는 쪽이 각각 다른 상황에서 값을 합니다. 보스가 특정 공격만 계속 쓴다면, 그것을 배워 되돌려 주는 방식이 통하기도 합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
이 작품에는 오페라 극장 장면이 있습니다. 인물이 무대에 올라 노래하고, 대사를 고르며 공연을 이어 가는데, RPG 전투와 아무 관계 없는 이 장면이 이 게임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이 되었습니다.
중반의 세계가 무너지는 장면도 오래 남습니다. 그때까지 다니던 지도가 통째로 바뀌고, 흩어진 동료를 하나씩 다시 찾아다니게 됩니다. 이 후반부는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누구를 먼저 찾을지 스스로 정하게 되는 구성입니다.
이식판으로서
원래 슈퍼패미컴으로 나온 것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옮긴 판입니다. 앞뒤에 새 연출 장면이 추가되었고, 도감 같은 부가 요소도 들어갔습니다. 대신 화면이 넘어갈 때 잠깐씩 기다림이 생기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7편의 인기 덕분에 앞선 작품들을 찾아보는 흐름이 있었고, 이 이식판이 그 통로가 되었습니다. 지금 잡아도 인물들의 사연이 촘촘하게 엮여 있어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가 크고, 도트 그림으로 표현된 표정 하나하나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