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파이트 리벤지
파이널 파이트 리벤지 (Final Fight Revenge Final Revenge Juet 990930 v1 100) · 1999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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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콤 로고를 달고 세가 기판에서 돌아간 게임
1999년 이 게임의 기판을 들여다본 사람들은 잠깐 눈을 의심했습니다. 화면에는 분명 캡콤 로고가 떠 있는데,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버추어 파이터 리믹스와 다이나마이트 형사를 돌리던 세가의 ST-V 기판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사 기판을 고집하던 캡콤이 남의 하드웨어에 올린, 사실상 유일한 대전 격투 게임이 이 작품입니다.
파이널 파이트 리벤지(Final Fight Revenge)는 벨트스크롤 액션의 교과서였던 파이널 파이트를 1대1 대전 격투로 옮긴 작품입니다. 시장 해거와 코디, 가이는 물론이고 소돔, 로렌토, 엘 가도, 안드레, 담드처럼 원작에서 얻어맞기만 하던 매드기어단 조직원들이 전부 플레이어 캐릭터로 승격했습니다.
무기를 꺼내 드는 격투
이 게임의 개성은 무기입니다. 캐릭터마다 자기 무기를 손에 쥐고 싸우며, 코디는 나이프를, 해거는 굵은 파이프를 휘두릅니다. 원작에서 바닥에 떨어져 있어 주워 쓰던 물건들이 이번에는 아예 캐릭터의 기술표 안으로 들어온 셈입니다.
캐릭터는 폴리곤으로 만들어졌지만 싸움은 좌우 한 줄에서 벌어져 조작감은 2D 격투에 가깝습니다. 무대는 메트로 시티의 뒷골목과 지하 통로처럼 원작을 그대로 떠 온 장소들이라, 익숙한 간판과 드럼통 사이에서 대전이 벌어지는 묘한 기분이 듭니다.
포이즌이 처음으로 조작 가능해진 순간
파이널 파이트에서 달려들던 조직원 포이즌이 어엿한 플레이어 캐릭터로 나선 것이 이 게임입니다. 포이즌이 캡콤의 다른 대전 격투 시리즈에 정식으로 합류하기 한참 전의 일이라, 지금 와서 보면 이 작품이 남긴 가장 뚜렷한 흔적이 되었습니다.
되살아난 벨거
이야기의 축은 제목 그대로 복수입니다. 원작 마지막에 고층 빌딩 창밖으로 떨어졌던 매드기어단의 두목 벨거가 다시 일어나 메트로 시티로 돌아온다는 설정이고, 그가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원작의 결말을 기억하는 사람일수록 이 구성이 자극적으로 읽힙니다.
오락실에서 보기 힘들었던 작품
캡콤의 미국 개발팀이 손을 댄 이 게임은 발매 당시 평가가 좋지 않았고, 가정용 이식도 일본에서 나온 세가 새턴판 하나로 끝났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도 실제로 이 기판을 만나 본 사람이 많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파이널 파이트라는 이름값에 비해 남긴 자취가 유난히 얕습니다. 하지만 해거가 파이프를 들고 소돔의 일본도를 받아내는 화면은 다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이라, 캡콤 격투 계보의 이상한 갈래로 지금도 종종 이야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