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포세이큰

포세이큰 (Forsaken) · 1998 · Acclaim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위아래가 사라진 슈팅

대부분의 3D 액션 게임은 바닥을 전제로 만들어집니다. 발이 닿는 면이 있고, 그 위를 걷거나 달립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그 전제를 통째로 지웠습니다. 좁은 통로 안에서 위로도 아래로도 자유롭게 날 수 있고, 심지어 몸을 회전시켜 천장이 바닥이 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 잡으면 방향 감각이 완전히 무너져 몇 분 동안 벽에 부딪히기만 합니다.

배경 설정도 그 혼란과 잘 어울립니다. 실험이 잘못되어 지표면이 타 버린 지구에, 남은 것을 긁어 가려는 약탈자들이 몰려듭니다. 플레이어는 그중 하나가 되어 무너진 시설 안을 헤집고 다닙니다. 세계가 이미 끝나 버린 뒤라 지켜야 할 것도 없고, 그래서 그냥 부수며 다니면 됩니다.

포세이큰 슈팅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8)

어떤 게임인가

포세이큰(Forsaken)은 호버바이크를 조종해 폐허가 된 지하 시설을 돌아다니며 적을 부수고 목표를 달성하는 3D 슈팅 게임입니다. 시점은 조종석에서 보는 1인칭이고, 앞뒤 좌우 이동에 더해 상승과 하강, 그리고 좌우로 몸을 굴리는 동작까지 모두 쓸 수 있습니다. 여섯 방향으로 전부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각 단계에는 열쇠를 찾아 문을 열거나, 정해진 목표물을 파괴하거나, 갇힌 사람을 구해 나오는 식의 임무가 걸립니다. 통로는 미로처럼 얽혀 있고 갈림길이 많아, 싸우는 시간만큼 길을 찾는 시간도 깁니다.

방향 감각을 잡는 법

처음 하는 사람이 겪는 벽은 적이 아니라 자기 자신입니다. 위아래 개념이 없으니 방금 지나온 통로가 어디였는지 금세 잃어버립니다. 요령은 몸을 굴리는 조작을 아껴 쓰는 것입니다. 회전을 남발하면 화면 속 위쪽이 계속 바뀌어 머릿속 지도가 무너집니다. 웬만하면 한 방향을 위쪽으로 고정해 두고 다니다가, 좁은 틈을 통과할 때만 잠깐 굴리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지도 화면도 자주 열어 보는 게 좋습니다. 통로가 입체로 얽혀 있어 처음에는 읽기 어렵지만, 아직 안 가본 갈래가 어느 쪽인지만 확인해도 헤매는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그리고 갈림길에서는 한쪽 벽을 계속 따라가는 습관을 들이면 같은 곳을 두 번 도는 일이 줄어듭니다.

무기와 전투

무기는 여러 종류가 있고, 통로를 돌아다니며 주워 모읍니다. 기본 기관포처럼 계속 쏠 수 있는 것부터, 유도 미사일과 넓게 퍼지는 폭발물, 벽에 튕기는 탄까지 성격이 제각각입니다. 좁은 통로에서 폭발물을 쏘면 자기도 휘말리므로, 공간의 넓이에 맞춰 무기를 바꿔 드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전투의 핵심은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적의 조준을 피하려면 계속 움직여야 하는데, 그냥 좌우로만 흔드는 것보다 위아래를 섞어 움직이는 쪽이 훨씬 잘 피해집니다. 적이 여럿 나오는 넓은 방에서는 한가운데로 들어가지 말고 가장자리를 돌면서 하나씩 떼어 내는 것이 안전합니다. 체력 회복 아이템은 눈에 보인다고 바로 먹지 말고, 위치만 기억해 두었다가 급할 때 그 자리로 도망쳐 오는 식으로 쓰면 훨씬 오래 버팁니다.

난이도가 튀는 구간

초반 단계는 통로가 비교적 넓고 적도 성기게 배치되어 있어 조작을 익히기 좋습니다. 문제는 중반부터입니다. 좁은 관 안에서 여러 방향으로 적이 동시에 나타나고, 벽에 붙어 있다가 지나가면 뒤에서 쏘는 포탑이 늘어납니다. 앞만 보고 달리면 뒤통수를 계속 맞게 되므로, 이때부터는 시야를 자주 돌리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보스급 적은 대개 넓은 방에서 나옵니다. 체력이 두껍고 공격 범위가 넓지만, 대신 움직일 공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방의 벽을 따라 크게 원을 그리며 돌면서 옆으로 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하고, 정면으로 마주 보는 순간이 가장 위험합니다.

이 게임이 남긴 것

같은 시기에는 이렇게 여섯 방향을 전부 쓰는 게임이 흔하지 않았습니다. 대개는 바닥을 딛거나, 하늘을 날더라도 위아래 이동이 제한적이었죠. 그래서 이 게임은 잘 만들었느냐를 떠나 감각 자체가 독특하다는 이유로 기억됩니다. 익숙해지고 나면 좁은 통로를 회전하며 빠져나가는 순간의 쾌감이 상당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판은 통로가 좁고 어두운 편이라 오히려 몰입에 도움이 됩니다. 폭발과 조명 효과가 어둠 속에서 번쩍이면서 속도감을 키워 주거든요.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게임이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다른 데서 못 겪어 본 종류의 움직임을 손에 넣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