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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퓨즈드 디멘션

포켓몬스터 퓨즈드 디멘션 (Pokemon Fused Dimensions v1 6) · 2004 · Game Freak (팬 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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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계가 겹쳐진 자리에서 시작합니다

포켓몬 시리즈를 오래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합니다. 호연과 관동이, 성도와 신오가 한 지도 위에 얹히면 어떤 모험이 될까 하는 상상입니다. 이 게임은 바로 그 상상을 실제로 만들어 본 결과물입니다. 제목의 '퓨즈드 디멘션', 곧 융합된 차원이라는 말 그대로, 서로 다른 지방에서 온 요소들이 한 판에 뒤섞여 있습니다.

처음 풀이 우거진 길에 들어서면 그 차이가 곧바로 느껴집니다. 원작이라면 여기서 나올 리 없는 포켓몬이 튀어나오고, 익숙한 도시의 배치가 미묘하게 달라져 있습니다. 지도를 외운 사람일수록 오히려 당황하게 되는 구성이라, 시리즈를 많이 해 본 쪽이 더 재미있게 즐기는 물건입니다.

포켓몬 퓨즈드 디멘션 RPG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4)

어떤 게임인가

포켓몬 퓨즈드 디멘션(Pokemon Fused Dimensions)은 게임보이 어드밴스용 포켓몬 본편을 바탕으로 팬이 직접 손본 개조판입니다. 야생 포켓몬 분포, 등장 인물의 편성, 이벤트 진행을 새로 짜 넣어 원작과는 다른 흐름의 모험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뼈대는 우리가 아는 그대로입니다. 마을에서 첫 포켓몬을 받고, 길을 따라 나아가며 야생 포켓몬을 잡아 팀을 꾸리고, 체육관을 하나씩 돌파합니다. 전투는 여전히 턴제이고 타입 상성이 승부를 가릅니다. 규칙을 새로 배울 필요가 없으니 시리즈를 해 본 사람은 첫 화면에서 바로 손이 움직입니다.

달라진 것은 그 뼈대 위에 얹힌 살입니다. 잡을 수 있는 포켓몬의 폭이 원작보다 훨씬 넓어져 있어서, 초반부터 세대를 넘나드는 조합으로 팀을 짤 수 있습니다.

팀을 짜는 재미가 달라집니다

원작 한 편만 하면 쓸 수 있는 포켓몬이 그 지방 도감 안으로 묶입니다. 물 타입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가야 하고, 마음에 드는 포켓몬이 그 지방에 없으면 통신 교환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 개조판은 그 벽을 걷어냅니다.

덕분에 초반 여섯 마리를 고르는 일이 즐거운 고민이 됩니다. 좋아하는 포켓몬 위주로 갈 수도 있고, 타입 상성을 촘촘히 메우는 실전 편성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원작에서는 불가능했던 조합이 나오기 때문에, 같은 게임을 두 번 해도 전혀 다른 여정이 됩니다.

다만 상대 트레이너 쪽도 함께 강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작처럼 주력 한 마리만 키워 밀고 나가면 중반부터 버티기 어려워집니다. 여러 마리를 고르게 올려 두는 편이 결국 편합니다.

개조판이라는 문화

포켓몬은 팬 개조판이 유독 활발한 시리즈입니다. 게임보이 어드밴스 시절 작품들은 내부 구조가 비교적 잘 알려져 있어서, 지도와 야생 분포, 대사와 전투 편성을 바꾸는 도구가 오랫동안 다듬어져 왔습니다. 이 게임도 그 흐름 위에 놓인 작품입니다.

그래서 이런 개조판을 즐길 때는 완성도의 기준을 원작에 맞추기보다, '내가 원작에서 아쉬워했던 부분이 여기서는 어떻게 풀렸나'를 보는 편이 좋습니다. 버전 번호가 붙어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만든 쪽에서 계속 고쳐 나가는 물건이라, 판마다 균형이 조금씩 다릅니다.

포켓몬 본편을 다 깨고 나서 더 할 게 없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이런 개조판이 그 빈자리를 꽤 잘 채워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