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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미션 3

프론트 미션 3 (Front Mission 3) · 1999 · Sq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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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팔을 노려 쏘는 전투

대부분의 로봇 게임에서 적은 체력 막대 하나를 가집니다. 그걸 다 깎으면 폭발합니다. 프론트 미션은 그 상식을 깨고, 로봇을 몸통과 양팔, 두 다리로 나눠 각각 따로 체력을 줍니다. 오른팔을 부수면 적은 오른손에 든 무기를 못 씁니다. 다리를 부수면 이동이 크게 제한되고, 몸통이 터져야 비로소 격파입니다.

이 규칙 하나가 전투의 성격을 완전히 바꿉니다. 무작정 큰 피해를 주는 것보다, 무엇을 먼저 못 쓰게 만들지 정하는 게임이 되기 때문입니다. 미사일을 든 적은 그 팔부터 끊고, 도망 다니는 적은 다리부터 부숩니다. 로봇을 다루는 게임 중에서도 유난히 기억에 남는 감각입니다.

프론트 미션 3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9)

어떤 게임인가

프론트 미션 3(Front Mission 3)는 반처라 불리는 인간형 병기를 몰고 격자 지형 위에서 턴제로 싸우는 시뮬레이션 RPG입니다. 내 부대와 적 부대가 번갈아 움직이며, 각 기체는 한 턴에 이동한 뒤 공격할 수 있습니다.

전투 밖에서는 기체를 조립합니다. 몸통, 양팔, 다리를 따로 사고 갈아 끼우며, 여기에 무기와 보조 장비를 답니다. 무게 제한이 있어서 좋은 부품만 다 붙일 수는 없고, 화력을 올릴지 기동력을 남길지 고르게 됩니다. 조종사도 따로 성장하며, 어떤 무기를 계속 쓰느냐에 따라 그 계열의 숙련이 올라 특수 기술을 익힙니다.

이야기 진행 중에는 인터넷망을 흉내 낸 화면에서 메일을 읽고 사이트를 돌아다니는 요소가 있습니다. 여기서 얻은 주소나 정보로 숨은 내용이 열리기도 해서, 전투 사이에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전투를 푸는 요령

처음 하면 대체로 화력을 몰아 몸통만 때리다가 오래 걸립니다. 효율이 좋은 방법은 위협적인 무기를 먼저 지우는 것입니다. 적 한 기의 오른팔을 두 명이 협공해 확실히 부수면, 그 적은 남은 턴 내내 반쪽짜리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내가 맞는 총량이 줄어듭니다.

무기는 계열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기관총은 여러 발이 나가 부위를 고루 깎기 좋고, 산탄은 근거리에서 몰아치며, 미사일은 멀리서 때리는 대신 근접에서는 잘 안 맞습니다. 격투 무기는 사거리가 짧지만 한 방이 무겁고 반격을 잘 받지 않습니다. 부대를 짤 때 원거리 담당과 근접 담당을 섞어 두면 상황 대응이 쉬워집니다.

지형도 중요합니다. 높은 곳에 선 기체는 명중률에서 이득을 보고, 엄폐물 뒤에 있으면 회피가 올라갑니다. 넓은 평지에서 마주 서면 서로 정직하게 맞으므로, 이동 턴을 한 번 더 써서라도 유리한 자리를 잡는 편이 낫습니다.

난이도가 튀는 지점

이 게임은 초반이 유난히 뻑뻑합니다. 돈이 부족하고 부품 선택지가 적어서 기체 성능으로 밀어붙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구간은 조종사 숙련을 올려 특수 기술을 하나둘 익히면서 넘기는 게 맞습니다. 같은 무기를 꾸준히 써 주는 것이 결국 이득입니다.

중반부터는 적 기체 수가 늘고 원거리 화력이 세집니다. 이때부터는 한꺼번에 앞으로 나가지 말고, 적 사거리 바깥에서 기다렸다가 적이 들어오면 집중 사격하는 식으로 싸워야 합니다. 내가 먼저 들어가면 여러 기에게 동시에 맞습니다.

수리와 보급을 맡는 기체를 부대에 하나 넣어 두는 것도 큰 차이를 만듭니다. 긴 전투에서 부위 하나를 되살리는 것만으로 판세가 달라집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이 시리즈는 로봇물이지만 영웅적인 이야기와는 거리가 멉니다. 국가와 기업의 이해관계, 그 사이에 끼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심이고, 3편은 주인공을 누구로 잡느냐에 따라 이야기 전체가 다른 갈래로 갈라집니다. 한 번 끝내고 반대편 시선으로 다시 하면 같은 사건이 다르게 보이는 구성입니다.

국내에서는 언어 장벽 때문에 이야기를 전부 따라간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부위 파괴와 기체 조립이라는 뼈대는 그 자체로 충분히 통했습니다. 부품을 바꿔 끼우며 나만의 기체를 만드는 재미 때문에, 대사를 못 읽어도 계속 붙잡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