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히스토릭 아일 1930
프리히스토릭 아일 1930 (Prehistoric Isle in 1930 Korea) · 1989 · S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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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사라진 배들
적기 대신 공룡이 나오는 슈팅 게임입니다. 화면을 가로막는 것이 전투기 편대가 아니라 익룡 떼이고, 스테이지 끝에서 기다리는 것은 거대한 육식 공룡입니다. 프로펠러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낡은 복엽기 한 대가 정글 위를 스치듯 지나가는 첫 장면부터, 이 게임이 무엇을 보여 주려는지가 분명합니다.
프리히스토릭 아일 1930(Prehistoric Isle in 1930)은 대양 한가운데에서 배들이 잇따라 사라지자 조사에 나선 비행기가 주인공인 종스크롤 슈팅입니다. 실종의 원인은 지도에 없던 섬이었고, 그 섬에는 멸종했어야 할 것들이 살아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동시에 들어가 같은 하늘을 날 수 있습니다.
복엽기 한 대와 붙어 다니는 옵션
처음 기체는 볼품없이 약합니다. 탄이 가늘고 사거리도 짧아서, 앞에 뭐가 나오든 정면으로 붙지 않으면 잘 죽지 않습니다. 그러다 아이템을 먹으면 탄이 굵어지고, 기체 양옆에 작은 보조 유닛이 붙습니다. 이 보조 유닛이 붙고 나면 화면을 덮는 화력이 생겨서, 같은 스테이지가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한 번 맞으면 그 화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강해진 뒤부터가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집니다. 익룡 떼가 화면 위아래로 흩어져 달려드는 구간에서는 화력을 지키려고 몸을 사리게 되고, 반대로 보스 앞에서는 화력을 다 쓸 각오로 붙게 됩니다. 이 밀고 당기기가 한 판의 리듬을 만듭니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짐승들
이 게임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적의 크기입니다. 목이 긴 공룡이 물속에서 몸을 세우면 화면 세로를 거의 다 차지하고, 지상을 걷는 육식 공룡은 발을 디딜 때마다 화면이 흔들리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어떤 스테이지에서는 커다란 짐승의 등 위를 그대로 지나가기도 합니다.
지상에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손을 흔들고 있고, 이들을 챙기면 그만큼 돌아오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위쪽에서 몰려오는 적만 보지 말고 아래쪽 지면도 계속 훑게 되는데, 이 습관 때문에 오히려 화면을 넓게 보게 됩니다. 배경이 정글에서 화산으로, 다시 동굴 안으로 바뀌면서 섬 안쪽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이 또렷하게 살아납니다.
십 년 뒤에 나온 속편
이 게임은 나중에 속편으로 이어집니다. 시대 배경과 소재는 그대로 두고 그림과 연출을 크게 끌어올린 후속작이 한참 뒤에 나왔는데, 원작을 먼저 해 보면 그쪽에서 무엇을 물려받았는지가 잘 보입니다. 붙어 다니는 보조 유닛과 커다란 짐승 보스는 그때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난이도는 슈팅 게임치고 지나치게 가혹하지 않은 편이라, 처음 하는 사람도 몇 스테이지는 밀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대신 화력을 잃은 상태에서 보스를 만나면 대단히 길고 지루한 싸움이 되므로, 아이템을 어디서 챙기고 어디서 몸을 사릴지를 익히는 것이 진행의 요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