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히스토릭 아일 2
프리히스토릭 아일 2 (Prehistoric Isle 2) · 1999 · Yumeko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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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게임의 적은 대개 전투기나 기계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 화면을 가득 채우고 달려드는 것은 익룡 떼와 거대한 공룡입니다. 지상에서 뛰어오르는 대형 육식 공룡이 화면 절반을 가리고, 그 위로 익룡이 무리를 지어 날아오는 장면은 다른 슈팅에서 보기 어려운 그림입니다. 배경이 공룡이라는 것 하나로 이 게임은 자기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프리히스토릭 아일 2(Prehistoric Isle 2)는 유메코보가 1999년에 내놓은 가로 스크롤 슈팅 게임입니다. 1990년 SNK가 낸 프리히스토릭 아일 인 1930의 후속작에 해당하며, 네오지오 기판으로 나왔습니다. 플레이어는 비행 유닛을 몰고 공룡이 되살아난 지역을 날며, 공중과 지상의 생물을 정리하고 스테이지 끝의 거대 보스를 상대합니다.
공룡을 상대하는 슈팅
일반적인 가로 슈팅은 적기가 편대를 지어 정해진 궤도로 들어옵니다. 이 게임은 대신 생물의 움직임을 흉내 냅니다. 익룡은 불규칙하게 날고, 지상의 공룡은 걷다가 갑자기 뛰어오르며, 큰 개체는 화면 밖에서 몸통부터 밀고 들어옵니다. 그래서 궤도를 외우기보다 상황을 보고 반응하는 비중이 큽니다.
무기 체계는 정면 사격과 지상 공격이 나뉘어 있습니다. 가로 슈팅에서 위협은 언제나 두 층에서 옵니다. 공중의 적과 바닥의 적을 각각 다른 수단으로 처리해야 하니, 지금 무엇이 더 급한지를 계속 판단하게 됩니다. 지상 적을 방치하면 아래에서 올라오는 공격이 쌓이고, 공중만 놓치면 눈앞이 막힙니다.
파워업을 모으면 화력이 늘어나고, 함께 다니는 보조 유닛이 붙어 사각을 메워 줍니다. 이 보조 화력을 어느 방향으로 붙여 두느냐가 실제 생존율에 크게 영향을 줍니다.
보스가 만드는 압박
이 게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대형 보스입니다. 화면을 거의 다 차지하는 크기로 등장해, 몸통 자체가 피해야 할 지형이 됩니다. 총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몸이 지나가는 자리를 피해야 하니, 회피의 성격이 일반 슈팅과 다릅니다.
이런 보스를 상대할 때는 화면 끝에 붙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통이 밀고 들어오면 벽에 몰린 상태에서 빠져나갈 길이 사라집니다. 화면 가운데에서 위아래로 여유를 두고 움직이며, 보스의 몸이 지나간 뒤 생기는 빈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약점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기억할 만합니다. 아무 데나 쏘면 화력만 낭비되니, 처음 몇 번은 피하는 데 집중하며 어디를 때려야 반응이 오는지 확인하는 편이 결국 빠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의 요령
첫째, 화면 왼쪽 3분의 1 언저리를 기본 위치로 삼습니다. 너무 앞으로 나가면 화면 밖에서 튀어나오는 적에 반응할 시간이 없고, 너무 뒤에 붙으면 밀려나 벽에 갇힙니다.
둘째, 폭탄류 자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슈팅에서 자원을 들고 죽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화면이 정리되지 않는다 싶은 순간에 쓰는 것이 정답입니다.
셋째, 지상 공격을 습관으로 만듭니다. 초보는 눈에 잘 띄는 공중 적만 쫓다가 바닥에서 올라오는 공격에 맞습니다. 지상에 무엇이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판이 길어집니다.
네오지오와 유메코보
이 게임은 네오지오 후기 작품에 해당합니다. 1999년이면 가정용 콘솔이 이미 3D로 넘어간 뒤였고, 2D 슈팅은 시장에서 좁아지던 시기였습니다. 그 시점에 나온 이 작품은 2D 슈팅이 갈 수 있는 곳까지 밀어붙인 사례에 가깝습니다. 대형 캐릭터를 여러 마리 동시에 움직이면서도 화면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이 기판의 힘입니다.
유메코보는 SNK 계열의 개발 흐름 안에서 활동한 회사이고, 이 게임 역시 오래전 원작의 세계를 다시 꺼내 만든 후속작입니다. 앞선 작품이 등장한 뒤 거의 10년 만에 나온 속편이라는 점에서, 당시로서도 흔치 않은 사례였습니다.
오락실에서
한국 오락실에서 네오지오 기판은 대전 격투의 상징에 가까웠습니다.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가 자리를 지키던 시기라 같은 기판의 슈팅은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도 이름보다 화면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다만 한 번 본 사람은 대개 잊지 않습니다. 슈팅 게임에서 공룡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 장면 자체가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슈팅을 오래 하지 않던 사람도 구경하다 한 판 넣게 만드는 힘이 이 게임에는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