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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츄 겐키데츄

피카츄 겐키데츄 (Pikachuu Genki de Chuu Japan) · 1998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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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러가 아니라 목소리로 합니다

이 게임의 상자에는 게임팩과 함께 마이크와 커다란 수신 장치가 들어 있었습니다. 닌텐도 64 아래쪽 확장 단자에 장치를 꽂고 마이크를 손에 들면 준비가 끝납니다. 그다음부터는 화면 속 피카츄에게 직접 말을 겁니다.

피카츄가 알아듣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이 이 게임의 전부라고 해도 좋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불러도 딴 데를 보고 있을 때의 답답함 역시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입니다.

피카츄 겐키데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1 - 닌텐도 64 (1998)

어떤 게임인가

피카츄 겐키데츄(Pikachuu Genki de Chuu)는 숲에서 만난 피카츄와 며칠 동안 함께 지내는 게임입니다. 정해진 목표를 향해 달리는 대신, 하루하루 피카츄를 데리고 나가 놀고 돌아오는 일과가 반복됩니다.

플레이어는 화면에 직접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손을 뻗어 물건을 집고, 피카츄에게 건네고, 이름을 부르고, 칭찬하거나 혼냅니다. 이 게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말과 손짓입니다.

피카츄 겐키데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2 - 닌텐도 64 (1998)

알아듣는 말들

피카츄가 반응하는 단어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름을 부르거나, 오라고 하거나, 어떤 물건을 가리키며 말하면 그쪽으로 움직입니다. 잘했다고 칭찬하면 좋아하고, 계속 무시하거나 화를 내면 시무룩해집니다.

중요한 것은 피카츄가 명령대로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분이 나쁘면 못 들은 척하고, 다른 데 정신이 팔려 있으면 몇 번을 불러야 옵니다. 이 어긋남이 답답하면서도, 그래서 반응이 돌아왔을 때 더 반갑습니다.

함께 하는 놀이들

날마다 다른 곳으로 나갑니다. 물가에서 낚시를 하고, 숲에서 버섯이나 열매를 찾고, 술래잡기를 하고, 다른 포켓몬들과 어울립니다. 놀이마다 피카츄에게 무엇을 시켜야 하는지가 다르고, 말로 지시를 내려 함께 목표를 이루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낚시에서는 피카츄가 대신 낚싯대를 잡고, 큰 것이 걸리면 같이 당겨야 합니다. 숨바꼭질에서는 피카츄가 숨은 자리를 목소리로 찾아냅니다. 놀이가 잘 풀리면 그날 저녁 피카츄의 기분이 좋아지고, 그것이 다음 날의 태도로 이어집니다.

정이 드는 구조

하루가 끝나면 피카츄는 잠자리에 듭니다. 그날 있었던 일에 따라 표정이 다르고, 며칠이 쌓이면 처음보다 훨씬 스스럼없이 굴게 됩니다. 이름을 부르면 바로 달려오고, 물건을 먼저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승패도 점수도 없는 게임이라 처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말을 걸면 대답이 돌아오는 상대가 화면 안에 있다는 감각은 당시 어떤 게임에서도 얻기 어려운 것이었고, 이 작품이 지금까지 이야기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