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이야기 64
목장이야기 2 (Bokujou Monogatari 2 Japan) · 1999 · Victor Intera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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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남긴 밭
게임을 켜면 주인공은 아무것도 없는 땅 위에 서 있습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남긴 목장이라는데, 잡초와 돌과 그루터기가 뒤덮여 있어서 밭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합니다. 첫날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낫으로 풀을 베고 망치로 돌을 깨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그 지루한 정리 작업이 이상하게 손을 놓기 어렵습니다. 오늘 치운 만큼 내일 씨를 더 뿌릴 수 있고, 뿌린 만큼 며칠 뒤에 수확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하루가 짧아서 늘 시간이 모자라고, 그래서 자기 전에 내일 순서를 머릿속으로 정하게 됩니다.
어떤 게임인가
목장이야기 64(Bokujou Monogatari 2)는 시골 마을로 이사 온 주인공이 목장을 일구며 살아가는 생활 시뮬레이션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각각 서른 날씩 흐르고, 계절마다 심을 수 있는 작물과 열리는 축제가 다릅니다.
정해진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게임이 아닙니다. 밭을 넓히든, 가축을 늘리든, 산에 올라가 나물을 캐든,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든 하루를 어떻게 쓸지는 전부 플레이어가 정합니다.
하루를 나누어 쓰는 일
체력이라는 개념이 이 게임을 팽팽하게 만듭니다. 물뿌리개를 들고 밭을 도는 것도, 광산에서 곡괭이를 휘두르는 것도 전부 힘을 씁니다. 무리하면 쓰러져서 다음 날을 통째로 날리기 때문에, 온천에 몸을 담그거나 일찍 잠자리에 드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날씨도 변수입니다. 비가 오면 물을 줄 필요가 없어서 그날은 광산에 가거나 마을을 돌기 좋고, 반대로 태풍이 지나가면 밭이 망가지기도 합니다. 겨울에는 심을 것이 없어서 그동안 미뤄 둔 일을 하는 계절이 됩니다.
소, 닭, 그리고 개
외양간에 소를 들이면 매일 쓰다듬고 먹이를 줘야 합니다. 성의 없이 대하면 우유가 줄고 병이 나며, 정성을 들이면 등급이 올라 더 비싸게 팔립니다. 닭은 알을 낳고, 그 알을 다시 부화기에 넣으면 마릿수가 늘어납니다.
집에서 기르는 개와 말도 있습니다. 말은 처음에 망아지로 들어와 시간이 지나면 탈 수 있을 만큼 자라고, 개는 목장 일을 돕지는 않지만 축제에서 실력을 겨룰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매일 챙겨 주지 않으면 관계가 식습니다.
마을과 결혼
마을에는 이름과 성격이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중 몇몇은 결혼 상대가 됩니다. 좋아하는 물건을 선물하고 자주 말을 걸며 호감을 쌓아 가는데,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이 달라서 무엇을 건네야 할지 알아내는 것부터가 과제입니다.
계절마다 열리는 축제도 마을과 가까워지는 자리입니다. 요리를 겨루거나, 수확물의 크기를 견주거나, 다 같이 모여 꽃을 보는 행사가 달력에 박혀 있습니다. 목장 일에 파묻혀 있다가 축제날 마을 광장에 나가 보면, 이 게임이 농사 게임이면서 동시에 한 마을에서 몇 해를 사는 이야기라는 게 실감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