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슬 츄미
허슬 츄미 (Hustle Chummy) · 1984 · Nisso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많이 먹을수록 약해집니다. 이 게임의 주인공인 생쥐는 화면의 먹이를 주워 먹어야 판을 넘길 수 있는데, 한 입 먹을 때마다 몸이 무거워져 움직임이 느려집니다. 대신 입에서 내뿜는 불덩이는 멀리 나가고 위력이 좋아집니다. 먹으면 굼떠지고 세지는 이 맞바꿈이 게임 전체를 지탱합니다. 먹는 순서를 잘못 정하면, 마지막 한 조각을 앞에 두고 적에게 둘러싸인 채 발이 안 떨어지는 상황이 옵니다.
허슬 츄미(Hustle Chummy)는 하수구에 사는 생쥐를 조작해 한 화면 안의 먹이를 전부 먹고 자기 쥐구멍으로 돌아가는 액션 게임입니다. 화면이 스크롤하지 않고 한 판이 한 화면 안에서 끝나기 때문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전부 보이는 상태에서 순서를 짜는 게임이 됩니다.
먹는 순서를 정하는 게임
모든 먹이가 화면에 보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판이 시작되면 먼저 눈으로 전체를 훑고 어떤 경로로 돌지 정해야 합니다. 가까운 것부터 아무렇게나 집어 먹으면 나중에 화면 반대편까지 느린 몸으로 건너가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기본은 멀리 있는 것을 먼저 챙기고, 쥐구멍 가까운 쪽을 마지막에 남기는 것입니다. 몸이 가벼울 때 긴 이동을 해치우고, 굼떠진 뒤에는 짧은 거리만 남겨 두는 배치입니다. 이 원칙 하나만 지켜도 클리어율이 크게 올라갑니다.
적이 다니는 길도 같이 봐야 합니다. 적이 자주 지나는 통로에 있는 먹이는 초반에 처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후반에는 몸이 느려 그 구간을 지날 때 피할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불덩이를 언제 쓰느냐
생쥐는 불덩이를 뿜어 적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공격의 사거리와 위력이 먹은 양에 따라 달라지니, 게임 전반부에는 공격이 약하고 후반부에 강해집니다. 초반에 적을 정리하려 들면 잘 안 되고, 후반에는 오히려 손쉬워지는 뒤집힌 구조입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싸우기보다 피하는 데 집중하는 편이 낫습니다. 적의 이동 경로를 읽고 그 틈으로 지나가며 먹이만 챙기다가, 몸이 무거워져 도망이 어려워진 시점부터 공격으로 길을 여는 식으로 전환합니다. 이 전환 시점을 잘 잡는 것이 이 게임의 요령입니다.
막판에 몸이 가장 무거운 상태로 쥐구멍까지 돌아가는 길이 최대 고비입니다. 이때는 앞에 적이 보이면 무조건 먼저 쏴서 치우고 움직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느린 몸으로는 스쳐 지나가려다 부딪히기 쉽습니다.
한 화면짜리 게임이라는 형식
이 시절 가정용 컴퓨터 게임은 용량이 매우 적었습니다. 화면을 넘겨 가며 넓은 세계를 보여 줄 여유가 없으니, 한 화면 안에서 완결되는 규칙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 작품은 그 제약을 정면으로 받아들여, 화면 하나 안에서 순서를 짜는 재미를 만들어 냈습니다.
비슷한 시기의 한 화면 액션 게임들과 견주면 이 작품만의 것은 역시 무거워지는 몸입니다. 다른 게임들이 아이템을 먹어 강해지는 방향으로 갔다면, 이쪽은 강해지는 대신 느려지는 대가를 붙였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행위가 곧 자기 발목을 잡는 구조라, 매 판이 계산 문제처럼 굴러갑니다.
만든 곳과 퍼진 경로
이 게임은 콤파일이 만들고 닛소가 낸 뒤 후지쓰 계열을 통해 유통됐습니다. 콤파일은 나중에 슈팅 게임과 퍼즐 게임으로 이름을 크게 알리는 회사인데, 그 초창기에 이런 작은 액션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는 점이 지금 보면 흥미롭습니다. 규칙 하나를 비틀어 게임 전체의 성격을 정하는 방식은 이 회사가 나중에 내놓는 작품들에서도 반복해서 보입니다.
같은 게임이 다른 8비트 기기로도 나왔습니다. 화면 성능과 소리가 달라 인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먹을수록 느려진다는 뼈대는 동일합니다.
국내에서의 MSX
국내에서 MSX는 학습용 컴퓨터라는 이름을 달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앞에서 아이들이 실제로 한 것은 대체로 게임이었고, 카세트테이프와 복사된 디스크가 학교와 동네를 통해 돌았습니다. 이런 짧고 규칙이 단순한 액션 게임은 그 유통 경로에 잘 맞았습니다. 설명서가 없어도 몇 판 해 보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름이 알려진 대작들에 밀려 이 작품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지금 다시 하면 짧은 시간에 그 시절 가정용 컴퓨터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재미를 만들었는지 확인하기에 알맞은 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