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 파이어
헬리 파이어 (Helifire SET 1) · 1980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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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가 오락실 기계를 만들던 시절의 흔적입니다. 동키콩으로 이름을 알리기 전, 이 회사도 다른 업체들처럼 슈팅 기계를 만들어 오락실에 내놓았습니다. 이 작품이 그중 하나이고, 소재가 좀 특이합니다. 플레이어가 모는 것은 비행기가 아니라 잠수함이고, 물속에 있으면서 하늘의 헬리콥터를 쏘아 맞혀야 합니다.
헬리 파이어(HeliFire)는 화면 아래쪽 바닷속에서 잠수함을 여덟 방향으로 몰며, 위로 미사일을 쏘아 올려 적을 떨어뜨리는 슈팅 게임입니다. 위협은 두 층에서 옵니다. 하늘에서는 헬리콥터가 폭탄과 미사일을 떨어뜨리고, 물속에서는 기뢰와 바다 생물이 다가옵니다. 위아래를 동시에 봐야 한다는 점이 이 게임의 성격을 정합니다.
위와 아래를 같이 보는 게임
대부분의 슈팅은 위협이 한 방향에서 옵니다. 이 작품은 층이 나뉘어 있습니다. 위를 보고 조준하는 동안 아래에서 다가오는 것을 놓치기 쉽고, 아래를 피하느라 자리를 옮기면 조준선이 무너집니다.
그래서 요령은 자리를 자주 바꾸지 않는 것입니다. 잠수함을 좌우로 크게 휘두르는 대신 한 자리에서 짧게 조정하며 쏘면, 아래쪽 상황을 눈에 담을 여유가 생깁니다. 위험한 것이 눈에 들어왔을 때만 크게 움직이고, 정리된 뒤에는 다시 익숙한 자리로 돌아오는 식이 안정적입니다.
미사일을 쏘는 간격도 중요합니다. 빈틈없이 갈기면 화면이 자기 탄으로 가려져 정작 떨어지는 폭탄을 못 봅니다. 조준이 맞았다는 확신이 들 때 쏘고, 그 사이에 화면을 훑는 습관이 오래 버티는 길입니다.
색으로 구분되는 적들
헬리콥터는 색에 따라 움직임이 다릅니다. 순순히 지나가는 것이 있고, 잠수함 위로 따라붙어 정확히 떨어뜨리려 드는 것이 있습니다. 판이 넘어갈수록 성가신 쪽의 비중이 늘어나므로, 색을 보고 어느 것부터 처리할지 정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물속의 위협도 성격이 갈립니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과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섞여 있어서, 무작정 앞으로 나가면 걸립니다. 화면에 나타난 적의 수가 늘고 폭탄이 촘촘해지는 후반부가 이 게임에서 난이도가 확 튀는 구간입니다.
피할 곳이 사라졌을 때는 화면 구석을 쓰는 것이 답입니다. 가장자리는 적이 접근할 수 있는 각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잠깐 숨을 고르며 상황을 정리하기에 알맞습니다. 다만 오래 머물면 그쪽에 적이 몰리니 정리되는 대로 다시 나와야 합니다.
동키콩 이전의 닌텐도
지금은 닌텐도를 가정용 게임기의 회사로 알지만, 이 회사도 오락실 기계 사업으로 게임에 들어왔습니다. 이 시기에는 다른 업체들이 하던 방식을 따라 만든 슈팅과 액션 기계를 여러 대 내놓았고, 크게 성공한 것은 드물었습니다.
그 경험이 곧바로 다음 단계로 이어집니다. 오락실 기계를 만들며 쌓은 화면 구성과 난이도 조절 감각이,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오는 대표작에서 전혀 다른 결과로 드러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게임 자체보다 회사의 궤적을 보여 주는 자리에서 더 자주 언급됩니다.
가정용 기기로 옮기려는 계획도 있었지만 실제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이 시기 닌텐도가 자사 오락실 기계들을 어떻게 다룰지 정리하던 과정에서 정리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해 볼 만한 이유
요즘의 화려한 탄막 슈팅에 익숙하다면 이 작품은 아주 조용해 보입니다. 화면에 나오는 것도 적고, 색도 단출합니다. 하지만 위와 아래를 나눠 본다는 규칙 하나로 만들어 내는 긴장은 지금도 통합니다.
국내 오락실에서 이 기계를 봤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나온 시기가 국내에 오락실이 널리 퍼지기 전이고, 인기작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게임을 만나는 사람은 대부분 그 시절 오락실을 회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닌텐도가 어디에서 시작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화면을 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