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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5 스트라이크 이글 (패미컴)

F-15 스트라이크 이글 (F 15 Strike Eagle Europe) · 1992 · Hudson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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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이 있는 비행기 게임

패미컴 비행기 게임이라고 하면 대개 위로 올라가며 탄을 쏘는 슈팅을 떠올립니다. F-15 스트라이크 이글은 그런 게임이 아닙니다. 화면 아래쪽에 계기판이 있고, 레이더에 점이 뜨고, 연료 잔량과 무장 수량을 확인하며 날아야 합니다.

적기가 화면에 보이기 전에 레이더에서 먼저 발견하고, 방향을 틀어 접근하고, 사거리에 들어오면 미사일을 발사합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을 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계기로 찾아내는 감각이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F-15 스트라이크 이글 (패미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1 - 패미컴 (1992)

어떤 게임인가

F-15 스트라이크 이글 (패미컴)(F-15 Strike Eagle)은 마이크로프로즈가 컴퓨터용으로 만들어 큰 인기를 얻은 비행 시뮬레이션을 패미컴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조종석 시점에서 F-15 전투기를 몰고 주어진 임무 지역으로 날아가 목표를 파괴하고 기지로 귀환하는 것이 한 판의 흐름입니다.

마이크로프로즈는 이 시기에 군용 장비를 소재로 한 시뮬레이션을 여러 편 내놓으며 이름을 알린 회사이고, 그 특유의 진지한 접근이 패미컴판에도 남아 있습니다.

F-15 스트라이크 이글 (패미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2 - 패미컴 (1992)

임무를 준비하는 과정

출격하기 전에 임무 지역을 고릅니다. 지역마다 난도가 다르고, 목표의 종류와 방어망의 밀도가 다릅니다.

비행 중에는 관리해야 할 것이 여럿입니다. 연료는 계속 줄어들고, 미사일과 폭탄은 개수가 정해져 있으며, 적의 유도 미사일을 따돌리기 위한 소모품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목표를 다 부수더라도 돌아갈 연료가 없으면 임무는 실패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얼마나 잘 쏘느냐만큼 얼마나 아껴 쓰느냐를 묻습니다. 지나치는 적을 굳이 상대할지, 그냥 회피하고 목표로 직행할지를 매번 판단하게 됩니다.

레이더를 읽는 법

초보자가 가장 먼저 익혀야 할 것이 레이더 화면입니다. 자기 기체를 중심으로 주변 상황이 표시되는데, 여기서 적기의 위치와 목표 지점의 방향을 읽습니다.

적기는 접근 각도에 따라 위협의 성격이 다릅니다. 정면에서 오는 적은 빠르게 스쳐 지나가므로 한 번의 기회밖에 없고, 뒤에서 붙는 적은 계속 따라붙으며 미사일을 쏩니다. 뒤를 잡혔을 때는 급선회로 떨쳐 내거나 기만 장비를 써야 합니다.

지대공 미사일도 위협적입니다. 발사되면 레이더에 경고가 뜨고, 이때 고도와 방향을 급하게 바꿔 회피해야 합니다. 회피 기동을 하다 보면 목표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다시 항로를 잡는 것까지가 한 세트입니다.

진입 장벽과 보람

솔직히 말하면 처음 잡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화면의 숫자와 기호가 무슨 뜻인지 파악하는 데만 시간이 걸리고, 그전까지는 그저 하늘을 헤매게 됩니다.

그런데 한 번 임무를 완수하고 기지에 착륙하는 순간의 감각이 다른 게임과 다릅니다. 화려한 폭발이나 큰 점수가 아니라, 계획한 대로 날아가서 목표를 처리하고 무사히 돌아왔다는 종류의 만족입니다. 8비트 기기에서 이런 성격의 게임을 만들려 했다는 점 자체가 흥미롭고, 시뮬레이션 장르가 가정용 기기로 넘어오던 시절의 분위기를 잘 보여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