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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21

HAL21 (hal21 Japan) · 1985 · SNK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슈팅 게임에서 가장 무서운 건 보통 화면을 뒤덮는 탄막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는 그것 말고 하나가 더 있습니다. 화면 한쪽에서 계속 줄어드는 연료 눈금입니다. 적을 한 대도 맞지 않고 완벽하게 피해 다녀도, 연료가 바닥나면 기체가 떨어집니다. 쏘고 피하는 데만 익숙한 사람이 이 게임에서 처음 당황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HAL21은 SNK가 내놓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종스크롤 슈팅 게임입니다. 화면 아래쪽의 기체를 조종해 위에서 내려오는 적을 쏘아 떨어뜨리면서 나아갑니다. 조작은 방향 조절에 공격 버튼이 붙는 익숙한 구성이지만, 지상의 목표물과 공중의 적을 함께 상대해야 하고 그 와중에 연료까지 챙겨야 합니다.

HAL21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5)

연료라는 제한 시간

연료는 사실상 제한 시간입니다. 다만 시계처럼 일정하게 흐르지 않고, 길 위에서 주울 수 있습니다. 지상에 배치된 특정 목표물을 파괴하면 보급이 나오고, 그것을 먹으면 눈금이 다시 차오릅니다.

그래서 이 게임에는 슈팅 게임답지 않은 계산이 들어갑니다. 위험한 위치에 있는 적을 굳이 잡으러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정할 때, 점수만 보고 결정하면 안 됩니다. 그게 연료를 주는 목표물이라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가야 합니다. 반대로 연료가 넉넉할 때는 무리하지 않고 지나치는 게 낫습니다. 눈금을 힐끔거리며 욕심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이 이 게임의 리듬입니다.

공중과 지상, 두 개의 화면

이 시기 종스크롤 슈팅의 문법대로, 적은 하늘에 있는 것과 땅에 붙어 있는 것으로 나뉩니다. 하늘의 적은 날아와 부딪히거나 탄을 뿌리고, 땅의 목표물은 자리를 지키며 포탄을 쏘아 올립니다.

초보자가 흔히 하는 실수는 눈앞에 날아오는 것만 상대하다가 지상 포대에 옆구리를 내주는 것입니다. 지상 목표물은 화면에 나타나는 순간부터 이미 조준을 시작하므로, 지나가면서 미리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게다가 앞서 말한 대로 지상 목표물을 부수면 보급이 나오는 경우가 있으니, 땅을 챙기는 습관은 연료 관리로도 이어집니다.

화력을 키우는 법

기본 무기만으로 끝까지 가기는 어렵습니다. 길 위에서 얻는 물건을 먹으면 탄이 굵어지거나 퍼지는 폭이 넓어지는 식으로 화력이 올라갑니다. 한번 강해진 상태에 익숙해지고 나면 기본 상태로 돌아왔을 때의 답답함이 크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오래 하는 사람은 죽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둡니다. 화력이 붙은 기체 하나가 새 기체 여러 대보다 훨씬 오래 버티기 때문입니다. 점수 욕심에 화면 위쪽까지 파고들었다가 강화 상태를 잃는 것이 가장 뼈아픈 손해입니다.

그 시절 SNK의 슈팅

1980년대 중반 SNK는 종스크롤 슈팅을 여러 편 내놓으면서 저마다 한 가지씩 다른 장치를 얹었습니다. 무기를 골라 갈아 끼우는 방식이 있었는가 하면, 이 게임처럼 연료를 관리하게 만드는 방식도 있었습니다. 화면 구성과 조작은 같은 계열인데 신경 쓸 것이 하나 더 붙는 식입니다.

지금 보면 이런 장치들은 다소 투박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슈팅 게임이 오락실에 줄지어 있던 시절에, 자기 기계 앞에 사람을 붙잡아 두려면 무언가 남달라야 했습니다. 연료 눈금은 그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에게

첫 판은 아마 연료 부족으로 끝날 것입니다. 그러니 시작하자마자 눈금 위치부터 확인하고, 그것이 줄어드는 속도를 몸으로 느껴 두십시오. 어느 정도 남았을 때 보급을 찾아 나서야 하는지 감이 생기면 절반은 해결됩니다.

움직임은 화면 아래쪽에 두는 게 기본입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내려오는 적에게 반응할 시간이 짧아집니다. 다만 지상 목표물을 정리하려면 잠깐씩 올라가야 하므로, 올라갔다가 바로 내려오는 짧은 왕복을 습관으로 만드십시오. 그 왕복의 박자가 이 게임을 버티는 요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