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보이 로저 래빗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 (Who Framed Roger Rabbit Europe) · 1991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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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와 만화가 한 화면에 있던 영화
1988년 개봉한 원작 영화는 당시로서는 놀라운 물건이었습니다. 실제로 찍은 배우와 손으로 그린 만화 캐릭터가 같은 공간에서 부딪히고 대화했습니다. 만화 토끼가 사람의 어깨를 짚고, 사람이 만화 자동차에 올라탑니다. 지금 보면 익숙한 기법이지만 그때는 극장에서 탄성이 나왔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뜻밖에도 탐정물입니다. 살인 사건의 누명을 쓴 만화 토끼 로저가 결백을 증명하려 하고, 인간 탐정이 마지못해 그를 돕습니다. 밝은 그림과 어두운 이야기가 섞인 이 조합이 원작의 매력이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게임보이 로저 래빗(Who Framed Roger Rabbit)은 그 영화의 줄거리를 따라가는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도시를 돌아다니며 단서를 찾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누명을 벗길 증거를 모으는 것이 목표입니다.
단순히 앞으로 가면 끝나는 게임이 아닙니다. 어디로 갈지 스스로 정하고, 얻은 정보를 근거로 다음 행선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중간중간 쫓기거나 피하는 액션 구간이 섞여 있어서, 계속 대화만 하는 지루함은 없습니다.
단서를 모으는 흐름
이런 방식의 게임에서 막히는 이유는 대개 하나입니다. 어떤 장소를 아직 방문하지 않았거나, 이미 얻은 정보를 다른 인물에게 보여 주지 않은 것입니다. 진행이 멈추면 새로운 곳을 찾기보다, 이미 다녀온 장소를 다시 돌아보는 편이 답이 빨리 나옵니다.
인물들이 하는 말은 그냥 흘려 들을 것이 아닙니다. 지명이나 물건 이름이 언급되면 그것이 다음 목적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종이에 적어 가며 하던 시절의 게임이라, 지금 해도 메모를 곁에 두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만화 도시라는 무대
원작에서 만화 캐릭터들이 모여 사는 구역이 나오는데, 게임에서도 이 대비가 중요한 배경입니다. 현실적인 거리와 만화적인 구역을 오가며 진행하게 되고, 각각에서 만나는 인물과 규칙이 다릅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장소와 인물이 하나씩 나오는 것이 반갑습니다. 흑백 화면이지만 로저의 큰 귀와 나비넥타이, 특유의 과장된 자세를 알아볼 수 있게 그려 놓았습니다.
지금 해 보면
요즘 게임처럼 목표를 화면에 표시해 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길을 찾는 과정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답답할 수도 있지만, 막혔다가 풀렸을 때의 만족감은 그만큼 큽니다.
액션 구간의 난이도는 높지 않은 편이라, 어드벤처 쪽에 관심이 있다면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기억이 남아 있다면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