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고치 (게임보이)
다마고치 (Tamagotchi USA Europe) · 1997 · Bandai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학교에서 압수당하던 그 물건
1990년대 후반, 달걀 모양 작은 기계를 목에 걸고 다니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수업 중에 삐 소리가 나면 캐릭터가 배가 고프다는 뜻이었고, 그걸 무시하면 죽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몰래 버튼을 누르다 걸려 압수당하는 일이 흔했습니다.
그 열풍이 워낙 커서 게임보이용 소프트까지 나왔습니다. 열쇠고리를 잃어버리거나 배터리가 끝난 사람들이 게임기로 옮겨 와 다시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다마고치(Tamagotchi)는 알에서 깨어난 작은 생명체를 돌보는 육성 시뮬레이션입니다. 화면 아래 아이콘을 골라 밥을 주고, 간식을 주고, 똥을 치우고, 아프면 주사를 놓고, 불을 꺼서 재웁니다.
정해진 목표가 없습니다. 얼마나 잘 돌봤느냐에 따라 자라는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 전부이고, 그래서 매일 조금씩 들여다보는 습관이 게임 그 자체가 됩니다.
어떻게 자라는가
돌보는 방식에 따라 성장 결과가 갈립니다. 밥 대신 간식만 주면 살이 찌고, 똥을 방치하면 병에 걸리며, 관리를 잘하면 보기 좋은 모습으로 자랍니다. 어떤 캐릭터가 나올지는 그동안의 관리 기록이 정합니다.
이 분기 구조 때문에 여러 번 다시 키우게 됩니다. 못 본 모습을 보려고 일부러 다르게 키워 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게임보이판의 차이
원래 열쇠고리에는 없던 것들이 들어갔습니다. 화면이 크니 캐릭터 그림이 자세하고, 미니게임과 돌보는 방식이 늘었으며, 여러 마리를 함께 관리할 수 있는 구성도 있습니다.
전원을 끄면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점도 열쇠고리와 크게 다릅니다. 자는 사이에 죽어 있을까 조마조마할 필요가 없어서, 오히려 마음 편히 즐길 수 있습니다.
지금 다시 보면
지금 기준으로는 할 것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점 때문에 편안합니다. 버튼 몇 번 눌러 밥을 주고 똥을 치우고 나면 할 일이 끝나고, 잠시 뒤에 다시 들여다보면 됩니다.
작은 화면 속 생물이 삐 소리를 내며 나를 부르던 그 시절의 감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때 다마고치를 키워 본 분이라면 몇 분만 잡아 봐도 기억이 확 되살아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