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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숲 와일드 월드

동물의 숲 와일드 월드 (Welcome to Animal Crossing Wild World Europe En Fr de Es It) · 2005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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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대출 계약서

마을에 내리자마자 너구리 사장이 집을 한 채 내주고 바로 대출 계약을 맺습니다. 재촉도 이자도 없지만, 다 갚고 나면 묻지도 않고 집을 증축해 놓고 새 빚을 지웁니다. 이 구조가 이상하게도 사람을 화나게 하지 않고, 오늘도 낚싯대를 들고 강가로 나가게 만듭니다. 목표라고 할 게 그것뿐인데 몇 년씩 마을을 지키게 되는 게임입니다.

동물의 숲 와일드 월드(Animal Crossing: Wild World)는 동물 이웃들이 사는 마을에 사람 하나가 이사 와서 지내는 생활 게임입니다. 클리어 조건도 엔딩도 없습니다. 낚시하고 곤충을 잡고 화석을 캐고 나무를 심고 집을 꾸미고 이웃과 이야기하는 하루가 전부입니다.

동물의 숲 와일드 월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1 - 닌텐도 DS (2005)

현실 시간과 함께 흐르는 마을

마을 시간은 게임기 시계를 그대로 씁니다. 새벽에 켜면 상점이 닫혀 있고 마을은 캄캄하며, 낮에 켜면 이웃들이 밖을 돌아다닙니다. 계절도 실제 달력을 따라가서 봄에는 벚꽃이, 겨울에는 눈이 마을을 덮습니다.

생물은 계절과 시간대별로 나오는 것이 다릅니다. 여름밤 나무에만 붙는 곤충, 겨울 바다에서만 낚이는 물고기가 있어서 박물관 도감을 채우려면 일 년을 살아야 합니다. 계절 행사도 각자의 날짜에 열리고, 오래 켜지 않으면 마당에 잡초가 자라고 이웃이 서운해합니다.

동물의 숲 와일드 월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2 - 닌텐도 DS (2005)

매일 반복하는 일과

켜면 먼저 마을을 한 바퀴 돕니다. 땅에 난 자국을 삽으로 파서 화석을 꺼내고, 매일 하나씩 돈이 나오는 바위를 찾아 두드리고, 나무를 흔들어 떨어지는 가구를 줍습니다. 해변에는 편지병이 떠내려와 있고, 강가에는 낚싯대를 던질 자리가 기다립니다.

잡은 것들은 박물관에 기증하거나 상점에 팔아 돈으로 바꿉니다. 박물관에는 수조와 곤충관, 화석 전시실, 미술관이 따로 있고 기증한 물건이 그 자리에 실제로 놓입니다. 자기가 넣은 물고기를 보러 박물관에 들르는 것도 일과가 됩니다.

이웃과 집 꾸미기

이웃 동물들은 말투와 성격이 제각각이고, 자주 대화하면 별명을 지어 주거나 편지와 선물을 보냅니다. 반대로 한동안 켜지 않으면 인사도 없이 이사를 가 버려서, 빈집을 보고 나서야 아쉬워하는 일이 흔합니다.

집 꾸미기는 오래 붙잡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가구에는 계열이 있어서 같은 세트로 방을 맞추면 실내 평가가 올라가고, 벽지와 바닥까지 통일하면 특별한 물건이 배달됩니다. 디자인 기능으로 직접 무늬를 그려 옷을 만들고 마을 깃발에 걸 수도 있습니다.

마을 사이를 오가는 통신

닌텐도DS판의 가장 큰 변화는 무선 통신으로 다른 사람의 마을에 직접 놀러 갈 수 있게 된 점입니다. 친구 코드를 등록하면 서로의 마을을 오가며 과일을 나누고 상대 마을에만 파는 물건을 사 옵니다. 마을마다 기본 과일이 다르게 정해져 있어서, 남의 과일을 가져다 심어 과수원을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교류가 됐습니다.

무엇도 시키지 않는 게임인데도 매일 켜게 되는 이유는, 오늘 하고 싶은 것만 하고 꺼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가벼움이 이 시리즈를 오래 살아남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