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 엠블렘 섀도우 드래곤
파이어 엠블렘 섀도우 드래곤 (Fire Emblem Shadow Dragon Europe En Fr de Es It) · 2008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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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한 사람이 가장 크게 놀라는 지점은 여기입니다. 전투에서 쓰러진 아군은 다음 판에 다시 나오지 않습니다. 이름이 있고 대사가 있고 사연이 있는 인물이, 내 실수 한 번으로 이야기에서 영영 사라집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이겼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잃지 않고 이겼느냐로 기억됩니다. 한 명이 죽으면 그 판을 처음부터 다시 하는 사람이 나오는 것도 이 규칙 때문입니다.
어떤 게임인가요
파이어 엠블렘 섀도우 드래곤(Fire Emblem Shadow Dragon)은 닌텐도의 전략 시뮬레이션 시리즈 첫 작품을 닌텐도 DS로 다시 만든 작품입니다. 이 판은 서양에 발매된 영어판으로, 시리즈가 서구권에서 자리를 잡던 시기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격자로 나뉜 지도 위에서 아군 부대를 한 명씩 움직여 적을 물리치고 목표를 달성합니다. 검은 도끼에 강하고 도끼는 창에 강한 식으로 무기끼리 상성이 있어서, 누구를 누구에게 붙이느냐가 승부를 가릅니다.
마르스의 이야기
주인공은 나라를 잃고 쫓겨난 왕자 마르스입니다. 소수의 부하와 함께 도망치는 신세로 시작해, 사람을 모으고 잃어버린 땅을 되찾아 가는 것이 큰 줄기입니다.
동료는 전투 중에 설득해서 합류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으로 나온 인물에게 특정 캐릭터를 보내 말을 걸면 아군이 되는데, 이걸 모르고 그냥 쓰러뜨리면 그 사람은 영영 못 씁니다. 한 번 지나간 기회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투와 이야기가 맞물려 있습니다.
마지막에 기다리는 것은 용의 힘을 둘러싼 싸움입니다. 시리즈의 원형이 되는 이야기라 이후 작품들에서 반복되는 요소들의 출발점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대를 굴리는 요령
초보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강한 유닛 한 명을 앞세워 밀고 나가는 것입니다. 적진 한가운데에 홀로 서 있으면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얻어맞고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적의 이동 범위를 확인하고 그 바깥에 서는 것이 기본입니다. 한 걸음 덜 나가서 상대가 다가오게 만들고, 다가온 적을 반격하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경험치 배분도 신경 써야 합니다. 잘 크는 유닛에게 몰아주면 그 한 명은 강해지지만 나머지가 뒤처져 후반에 쓸 사람이 없어집니다. 무기에는 사용 횟수가 있으니 좋은 무기를 아끼다 정작 필요할 때 못 쓰는 일도 흔합니다.
다시 만들면서 달라진 것
원작은 오래전 가정용 기기로 나온 작품이라 지금 기준으로는 불편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 판은 조작과 화면을 손보고 아래 화면에 정보를 띄워 상황 파악을 쉽게 만들었습니다.
또 난이도를 여러 단계로 나누고, 유닛의 병종을 바꿀 수 있는 요소를 넣어 융통성을 더했습니다. 원작의 냉정한 규칙은 그대로 두면서 접근성만 다듬은 셈입니다.
덕분에 시리즈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권할 만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시작된 이야기가 이후 어떻게 뻗어 나갔는지 알고 나면 시리즈 전체가 다르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