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스파이크 발리볼
딕 스파이크 발리볼 (Dig Spike Volleyball USA) · 1994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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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가 좁아야 재미있다
배구 게임이라고 하면 여섯 명이 늘어선 실내 코트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게임은 모래밭에서 둘이 붙습니다. 사람이 적으니 공이 오는 곳은 대개 내 쪽이고, 남 탓할 데가 없습니다. 리시브도 내가 하고 토스도 내가 받아 주고 스파이크도 내가 때립니다. 한 랠리 안에서 할 일이 계속 바뀌는 이 바쁨이 비치발리볼 게임의 매력입니다.
그리고 코트가 좁으니 한 번의 판단이 곧바로 점수로 이어집니다. 상대가 앞으로 붙었으면 뒤로 넘기고, 뒤로 물러섰으면 네트 앞에 살짝 떨어뜨립니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대 위치를 읽는 눈치 싸움이 승부를 가릅니다.
어떤 게임인가
딕 스파이크 발리볼(Dig & Spike Volleyball)은 슈퍼패미컴으로 나온 배구 게임입니다. 제목의 딕은 낮게 깔린 공을 걷어 올리는 수비 동작을 뜻하고, 스파이크는 네트 위에서 내리꽂는 공격을 뜻합니다. 이 두 동작이 게임의 이름이자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작은 단순합니다. 방향키로 선수를 움직이고 버튼으로 공을 받거나 때립니다. 다만 같은 버튼이라도 언제 누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릅니다. 공이 몸에 닿기 직전에 눌러야 제대로 된 리시브가 되고, 점프 정점 근처에서 눌러야 강한 스파이크가 나갑니다. 타이밍이 어긋나면 공이 힘없이 뜨거나 네트에 처박힙니다.
한 랠리의 흐름
서브로 시작합니다. 서브는 세게 넣을수록 상대가 받기 어렵지만 실수하면 그대로 실점입니다. 안정적으로 넣고 랠리에서 이기겠다는 사람도 있고, 서브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이 넘어오면 먼저 받아 올리고, 짝에게 띄워 준 다음, 그 짝이 때립니다. 받기, 올리기, 때리기 세 번 안에 넘겨야 한다는 배구의 기본 규칙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둘밖에 없으니 내가 받고 내가 뛰어야 하는 상황이 자주 생기고, 그때 위치 잡기가 서툴면 세 번을 다 못 채우고 흘려보냅니다.
수비에서는 상대 스파이크를 네트 앞에서 막는 블로킹도 있습니다. 잘 맞으면 그 자리에서 점수가 나지만, 헛뛰면 뒤가 완전히 비어 버립니다. 뛸지 말지 결정하는 그 반박자가 이 게임에서 제일 어려운 부분입니다.
코스를 노린다
스파이크를 때릴 때는 그냥 누르는 것과 방향을 함께 잡아 주는 것이 다릅니다. 방향을 넣으면 공이 대각선으로 흐르거나 코트 구석을 향합니다. 상대가 가운데 서 있을 때 구석으로 보내면 발이 안 닿습니다.
반대로 상대가 스파이크를 예상하고 뒤로 물러섰다면 세게 때리는 대신 살짝 넘기는 편이 낫습니다. 힘을 빼고 네트 바로 뒤에 떨어뜨리면 뛰어들어 올 시간이 없습니다. 강약을 섞을 줄 아는 사람이 결국 이깁니다.
컴퓨터를 상대할 때도 같은 원리가 통합니다. 같은 코스로만 계속 때리면 금세 읽히니, 세 번 세게 때리고 한 번 떨어뜨리는 식으로 흐름을 바꿔 주는 게 좋습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제일 흔한 실수는 버튼을 미리 누르는 것입니다. 공이 오는 게 보이니 마음이 급해 먼저 누르게 되는데, 그러면 동작이 이미 끝난 뒤에 공이 도착해 그대로 흘립니다. 공이 눈앞까지 오도록 기다리는 연습이 먼저입니다.
두 번째는 선수 위치입니다. 공이 떨어질 지점 바로 위에 서 버리면 오히려 받기가 어렵습니다. 한 발 물러서서 몸 앞에서 받는 자세가 안정적입니다.
세 번째는 스파이크에만 매달리는 것입니다. 매번 강타를 노리다 보면 실책이 쌓입니다. 랠리를 길게 끌어 상대 실수를 유도하는 것도 충분히 좋은 전략입니다.
둘이 하면 더 산다
이런 스포츠 게임이 늘 그렇듯 사람과 붙을 때 진가가 나옵니다. 코스를 읽고 속이고, 한 박자 늦게 뛰어 블로킹을 피하는 심리전이 나오면 컴퓨터 상대와는 전혀 다른 게임이 됩니다.
규칙이 단순하고 한 경기가 짧아서 처음 잡는 사람도 몇 분이면 붙어 볼 만합니다. 배구라는 종목 자체가 게임으로는 흔치 않아, 지금 해 보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