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든 95
매든 95 (Madden 95 USA Europe) · 1994 · Electronic Arts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손바닥만 한 화면에 미식축구를 넣었습니다
미식축구는 화면에 스물두 명이 동시에 뛰어다니는 종목입니다. 그걸 게임보이의 좁은 화면에 우겨 넣겠다는 발상 자체가 무모해 보이는데, 실제로 켜 보면 의외로 굴러갑니다. 선수를 아주 작은 점에 가깝게 그리고, 화면을 공을 따라 스크롤시키고, 나머지는 플레이 선택 화면에서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매든 95(Madden 95)는 미식축구 시뮬레이션입니다. 공격할 때는 어떤 작전을 쓸지 고르고 스냅을 받은 뒤 패스나 러싱을 실행하며, 수비할 때는 상대가 어떤 작전을 쓸지 예측해 대형을 고릅니다. 실제 경기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되, 조작은 몇 개의 버튼으로 압축되어 있습니다.
한 플레이가 곧 한 번의 선택
이 시리즈의 핵심은 플레이북입니다. 공격 진영에 서면 여러 개의 작전 도해가 나오고, 그중 하나를 고릅니다. 짧은 전진이 필요한 3다운 1야드 상황과, 시간이 없어 한 방이 필요한 상황에서 고르는 카드가 완전히 다릅니다. 수비도 마찬가지라서, 상대가 계속 달리기만 한다면 라인을 두껍게 세우고, 패스가 잦으면 뒤를 지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반사신경보다 판단이 먼저입니다. 조작이 서툴러도 상황에 맞는 작전을 고르면 전진이 되고, 손이 빨라도 매번 같은 카드를 고르면 상대에게 읽혀서 막힙니다. 몇 경기만 해 보면 자기도 모르게 다운 수와 남은 야드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생깁니다.
패스와 러싱의 감각
패스는 스냅 이후 리시버가 자기 경로로 뛰는 동안 던질 대상을 고르는 방식입니다. 화면이 좁아서 리시버가 어디까지 갔는지 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작전을 고를 때 본 도해를 머릿속에 그려 두고 던져야 합니다. 이 감각이 붙기 전까지는 인터셉트를 자주 당합니다.
러싱은 상대적으로 직관적입니다. 라인이 뚫어 준 틈으로 방향을 꺾어 들어가면 되는데, 무작정 앞으로만 달리면 금방 태클당합니다. 옆으로 한 걸음 빼서 빈 곳을 찾은 다음 가속하는 쪽이 평균 전진 거리가 훨씬 좋습니다. 짧게 확실히 얻는 플레이를 반복해 다운을 갱신하는 것이 흑백 화면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전략입니다.
시즌을 이어 가는 재미
한 경기만 하고 끝낼 수도 있지만, 이 시리즈는 팀을 골라 여러 경기를 이어 가며 성적을 쌓는 구성이 본편에 가깝습니다. 지고 있는 경기를 4쿼터에 뒤집었을 때의 만족감이 크고, 반대로 마지막 몇 초를 남기고 필드골을 놓치면 그날 기분이 상합니다.
미식축구 규칙을 모르면 처음에는 화면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다운 네 번 안에 10야드를 전진하면 계속 공격권을 유지한다는 원칙 하나만 알면 나머지는 하면서 익혀집니다. 그 한 줄을 이해한 뒤부터 게임이 갑자기 재미있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