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이블 2
메디이블 2 (Medievil 2) · 2000 · S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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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가 중세에서 런던으로
전작의 무대는 안개 낀 중세 왕국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시대를 훌쩍 건너뜁니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던 해골 기사의 유해가 어떤 마법 때문에 다시 깨어나는데, 그곳이 19세기 말의 런던입니다. 중세 갑옷을 두른 해골이 가스등이 켜진 거리와 하수도, 부두를 돌아다니게 된 것입니다.
이 시대 변경이 게임 전체의 성격을 바꿔 놓습니다. 묘지와 늪 대신 박물관, 하수도, 극장, 백화점이 무대가 되고, 상대하는 것도 좀비뿐 아니라 되살아난 미라나 기계 장치가 섞입니다. 전작의 음산한 분위기는 유지하면서 배경만 갈아 끼운 셈인데, 이 조합이 의외로 잘 맞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메디이블 2(MediEvil 2)는 해골 기사 대니얼을 조종해 여러 지역을 탐색하며 적을 처치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3D 액션 어드벤처입니다. 캐릭터를 뒤에서 보는 시점이고, 무기를 휘둘러 싸우면서 열쇠를 찾고 장치를 작동시켜 길을 엽니다.
전작을 안 해봤어도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주인공이 왜 해골인지는 초반에 다시 설명되고, 이번 편의 목표는 흩어진 마법서 조각을 모아 되살아난 악당을 막는 것으로 새로 제시됩니다.
전작에서 개선된 점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조작감입니다. 전작은 이동과 공격이 다소 뻣뻣했는데, 이번에는 훨씬 부드러워졌고 방향을 바꾸는 반응도 빨라졌습니다. 카메라도 개선되어 좁은 곳에서 시야가 막히는 일이 줄었습니다.
무기 운용도 정리되었습니다. 여전히 검, 망치, 활, 자기 팔뼈 같은 다양한 무기를 쓰지만, 무엇을 언제 쓸지가 전작보다 명확해졌습니다. 그리고 몸을 던져 넘어뜨리거나 상대를 붙잡는 식의 동작이 추가되어, 단순히 휘두르기만 하던 전작보다 전투의 선택지가 늘었습니다.
새로 들어간 장치들
이번 편에는 몸에서 머리를 분리하는 조작이 있습니다. 머리만 떼어 내 굴려서 좁은 틈으로 들여보내거나, 손이 닿지 않는 곳의 장치를 건드릴 수 있습니다. 몸통은 그동안 제자리에 서 있게 되므로, 위험한 곳에서는 쓰기 전에 주변을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이 머리 굴리기가 걸린 퍼즐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길이 막혔을 때 가장 먼저 떠올려 볼 만한 수단이 됩니다. 그 외에도 다른 인물을 잠시 조종하거나, 특정 장치를 순서대로 작동시켜야 열리는 구역 같은 것들이 있어 탐색의 비중이 전작보다 커졌습니다.
막히기 쉬운 지점과 요령
이 게임은 각 지역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 주지 않는 편입니다. 길이 막혔다면 아직 안 들어가 본 방이 남아 있거나, 어딘가에 있는 장치를 안 건드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도를 열어 회색으로 남은 구역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입니다.
전투에서는 여전히 한 대 치고 물러나는 리듬이 기본입니다. 여럿에게 둘러싸이면 위험하니 좁은 통로로 유인하는 것이 좋고, 원거리 무기는 탄이 한정되어 있으니 정말 접근이 어려운 상대에게만 씁니다. 그리고 각 지역에 숨은 성배를 챙기면 새 무기와 능력이 열리므로, 여유가 있을 때 되돌아가 챙겨 두면 뒤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시리즈의 자리
이 작품은 전작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완성도만 놓고 보면 여러 면에서 낫습니다. 조작이 편해졌고, 무대가 다양해졌으며, 할 수 있는 일이 늘었습니다. 다만 전작이 가졌던 중세 판타지의 통일된 분위기가 옅어졌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런던을 무대로 삼은 덕에 얻은 것도 분명합니다. 안개 낀 밤거리와 하수도, 부두 창고 같은 배경은 이 시대 특유의 음침함을 잘 살립니다. 전작을 재미있게 했다면 이어서 하기에 자연스럽고,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조작이 부드러운 이쪽을 먼저 권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