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슬러그 3 인핸스드
메탈슬러그 3 (Metal Slug 3 Ngh 2560 Enhanced Violence Version Hac) · 2012 · S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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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미션이 끝나지 않던 그 게임
오락실에서 이 게임을 처음 끝까지 밀어붙여 본 사람이라면 마지막 미션에서 한 번쯤 시계를 봤을 겁니다. 다섯 번째 미션은 다른 미션 서너 개를 이어 붙인 길이입니다. 지상에서 시작해 지하 기지로 내려가고, 다시 우주로 올라가 외계 모선의 내부까지 들어갑니다. 중간 보스가 몇 번이나 나오는지 세다가 포기하게 되고, 크레딧을 얼마나 넣었는지도 잊게 됩니다.
시리즈에서 가장 물량이 많고 가장 화려한 작품이라는 평가는 여기서 나옵니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적, 끊이지 않는 폭발, 그 와중에도 한 프레임씩 정성껏 그려 넣은 도트가 함께 밀려옵니다.
어떤 게임인가
메탈슬러그 3(Metal Slug 3)는 네오지오 기판으로 나온 횡스크롤 런앤건 액션입니다. 좌우로 달리면서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지고, 포로를 구하고, 전차를 타고 부수는 것이 전부인 단순한 게임입니다. 그 단순함 위에 손으로 그린 애니메이션의 밀도를 끝까지 밀어붙인 것이 이 시리즈의 정체입니다.
플레이어는 마르코, 타마, 에리, 랄프 중 하나를 고릅니다. 기본 권총은 무한이고, 맵에 놓인 상자나 포로가 주는 아이템으로 헤비 머신건, 로켓 런처, 샷건, 레이저, 화염탄 같은 무기를 얻습니다. 탄이 떨어지면 다시 권총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강한 무기를 어디에 아껴 쓰느냐가 그대로 실력이 됩니다.
변신과 탈것, 그리고 갈림길
3편에서 가장 자주 이야기되는 요소는 분기 루트입니다. 미션 도중 갈림길이 나오고, 어느 쪽으로 가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구간을 지나게 됩니다. 첫 미션의 수중 루트와 지상 루트가 대표적입니다. 물속으로 들어가면 잠수 슬러그를 타고 어뢰를 쏘는 구간이 나오고, 위로 가면 다른 형태의 전투가 이어집니다.
덕분에 한 번 클리어했다고 다 본 것이 아닙니다. 루트를 바꾸면 처음 보는 적과 처음 보는 배경이 나오니, 오락실에서 옆 사람이 하던 화면과 내 화면이 달랐던 기억이 남는 겁니다.
3편은 플레이어 캐릭터를 마음대로 망가뜨리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좀비에게 당하면 좀비가 되어 느리게 걷는 대신 피를 토해 화면을 쓸어버리는 강력한 공격을 얻습니다. 미라에게 당하면 미라가 되어 움직임이 굼떠지고, 해독제를 먹어야 돌아옵니다. 살이 찌면 몸이 커지고 총알이 굵어집니다.
탈것도 늘었습니다. 이름값을 하는 기본 슬러그 전차 외에 잠수정, 코끼리, 낙타, 우주 비행체까지 나옵니다. 탈것에는 별도의 내구도가 있어 방패로 쓸 수 있고, 부서지기 직전에 뛰어내리면 남은 기체를 적에게 들이받아 자폭시킬 수 있습니다.
끝까지 가는 요령
살아남는 요령은 결국 두 가지입니다. 무기를 아끼는 것과, 적이 나오는 자리를 외우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화면 밖에서 적이 갑자기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처음 보는 구간에서는 웬만하면 죽습니다. 대신 한 번 위치를 외우면 같은 자리에서는 잘 죽지 않습니다.
수류탄은 커다란 적이나 보스에게 몰아 쓰고, 잡졸은 권총으로 처리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보스전에서는 안전한 회피 자리를 먼저 찾고 그 자리에서 계속 쏘는 편이 무리하게 접근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마지막 미션은 워낙 길어서, 그 앞 미션에서 잔기를 남겨 두는 배분이 필요합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메탈슬러그는 1편 이후 2편과 X편을 거쳐 3편에서 완성형에 도달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2편의 처리 지연을 다듬은 것이 X편이라면, 3편은 거기에 분기와 변신, 대량의 신규 적을 얹은 확장판에 가깝습니다.
이후 나온 후속작들도 각자 장점이 있지만, 지금도 시리즈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3편이 가장 먼저 불립니다. 오락실 화면에서 밀려오던 그 물량이 어떤 것이었는지 확인하기에 가장 좋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