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탈 컴뱃 3 마스터시스템
모탈 컴뱃 3 (Mortal Kombat 3 Brazil) · 1996 · Tec T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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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비트 기기에 억지로 들어온 대작
모탈 컴뱃 3가 나온 1995년은 이미 32비트 기기가 등장하던 시기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의 8비트 이식판이 존재합니다. 브라질에서 마스터시스템이 유난히 오래 살아남은 덕분인데, 그 지역에서는 이 기기가 여전히 주력이었고 사람들은 오락실에서 화제인 그 게임을 집에서도 하고 싶어 했습니다.
결과물은 상상할 수 있는 그대로입니다. 실제 배우를 찍어 만든 원작의 캐릭터가 8비트 화면에서는 뭉개진 점 덩어리가 되고, 색은 몇 가지로 줄었으며, 화려한 배경은 단색에 가깝게 정리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게임이 흥미로운 것은, 그 열악한 조건에서 격투 게임으로서 굴러가긴 한다는 점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모탈 컴뱃 3(Mortal Kombat 3)는 여러 격투가 중 하나를 골라 일대일로 겨루는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상대의 체력을 먼저 없애면 한 판을 따고, 두 판을 먼저 따면 이깁니다. 혼자 할 때는 상대가 차례로 바뀌며 끝까지 올라가고, 둘이서 겨루는 것도 됩니다.
조작은 방향키와 공격 버튼입니다. 서서 치기, 앉아서 치기, 뛰어서 치기가 기본이고, 방향키를 정해진 순서로 입력한 뒤 버튼을 누르면 각 캐릭터의 필살기가 나갑니다. 8비트판이라 버튼 수가 적어서 원작보다 기술 구성이 단출해졌지만, 캐릭터마다 대표 기술은 남아 있습니다.
남은 것과 사라진 것
원작에서 이 시리즈를 유명하게 만든 요소 중 상당수는 이식 과정에서 잘려 나갔습니다. 화면 가득 나오던 화려한 연출, 배경마다 숨겨진 장치, 길게 이어지는 연속기 같은 것들은 8비트 성능으로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남은 것은 뼈대입니다. 캐릭터별로 다른 필살기, 거리를 두고 견제하다 파고드는 싸움의 흐름, 그리고 승부가 갈리는 마지막 순간의 연출입니다. 이 시리즈를 알던 사람이라면 화면이 아무리 거칠어도 자기가 쓰던 캐릭터의 기술을 알아볼 수 있고, 그게 이 이식판의 존재 이유였습니다.
움직임은 눈에 띄게 뻣뻣합니다. 동작 사이를 잇는 그림이 부족해서 툭툭 끊기고, 공격이 나가는 속도도 원작과 다릅니다. 그래서 원작 감각으로 타이밍을 잡으면 계속 어긋나고, 이 판본의 박자를 새로 익혀야 합니다.
실제로 이기려면
8비트판에서 가장 확실한 전술은 견제입니다. 대부분의 캐릭터가 멀리서 무언가를 던지거나 쏘는 기술을 갖고 있는데, 이 판본에서는 그것을 피하기가 원작보다 어렵습니다. 그러니 거리를 벌리고 먼저 던지는 쪽이 유리합니다.
다가올 때는 그냥 걸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걷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못 하니 그대로 맞습니다. 상대가 기술을 쓴 직후의 빈틈에 맞춰 낮게 앉아 들어가거나, 점프로 한 번에 거리를 좁히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점프는 궤도가 정해져 버리므로, 상대가 대공 기술을 가진 캐릭터라면 조심해야 합니다.
막기는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이 판본은 한 대 맞았을 때 줄어드는 체력이 크고, 연달아 맞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밀립니다. 무리해서 반격하려 들지 말고, 상대의 공격이 끊길 때까지 막고 있다가 확실한 빈틈에서만 손을 내미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이식판이 남긴 것
이 게임을 두고 잘 만들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원작과 나란히 놓으면 초라하고, 같은 기기의 잘 만들어진 다른 게임들과 견줘도 손해입니다.
그런데도 이 판본이 기억되는 이유는 그것이 놓인 자리 때문입니다. 새 기기를 살 수 없던 사람들에게 화제의 게임을 어떤 형태로든 손에 쥐여 준 물건이었고, 8비트 기기가 어디까지 짜낼 수 있는지를 보여 준 실험이기도 했습니다. 성능이 부족한 기계에 큰 게임을 억지로 밀어 넣던 그 시절의 방식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본다면 원작의 대체품으로 볼 것이 아니라, 별개의 물건으로 접근하는 편이 낫습니다. 기술 입력이 단순해서 격투 게임에 서툰 사람도 필살기를 낼 수 있고, 한 판이 짧아 둘이 번갈아 잡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화면이 거친 대신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오히려 알아보기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