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포인트
뷰포인트 (Viewpoint) · 1992 · Sa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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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슈팅
화면이 켜지면 격자무늬 바닥이 비스듬히 깔려 있고, 그 위를 작은 기체가 미끄러지듯 나아갑니다. 위에서 곧게 내려다보는 것도 아니고 옆에서 보는 것도 아닌, 45도쯤 기울어진 시점입니다. 이 각도 하나 때문에 이 게임은 다른 어떤 슈팅과도 다른 물건이 됩니다.
문제는 몸이 이 시점을 곧바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레버를 위로 밀면 기체는 화면 위가 아니라 비스듬한 안쪽으로 들어가고, 날아오는 탄도 평면이 아니라 깊이를 가진 길을 따라옵니다. 처음 잡은 사람이 1면에서 어이없이 죽는 이유의 대부분이 여기에 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뷰포인트(Viewpoint)는 기체 하나를 조작해 밀려오는 적과 탄을 피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슈팅 게임입니다. 사격 버튼으로 앞을 쏘고, 모아 쏘기와 화면을 정리하는 폭탄을 함께 씁니다. 전체 구성은 여섯 구간 남짓으로 길지 않지만, 그 짧은 길이를 채우는 밀도가 대단히 높습니다.
기본 목표는 여느 슈팅과 같습니다. 죽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다만 이 게임에서는 탄을 피하는 일 자체가 다른 종류의 문제로 바뀝니다. 좌우로 비켜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화면 안쪽과 바깥쪽이라는 축을 하나 더 계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림자를 보고 판단하기
이 게임을 붙잡고 있으면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것이 그림자입니다. 탄과 적이 바닥에 떨어뜨리는 그림자의 위치가 실제로 부딪히는 자리를 알려 줍니다. 화면상으로는 겹쳐 보여도 그림자가 어긋나 있으면 맞지 않고, 반대로 멀어 보여도 그림자가 발밑에 겹치면 맞습니다.
그래서 숙련된 사람일수록 기체보다 바닥을 봅니다. 처음에는 눈이 자꾸 화려한 탄 쪽으로 끌리는데, 의식적으로 시선을 바닥에 두는 훈련을 하면 같은 구간이 훨씬 쉬워집니다. 특히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물체가 많은 구간에서는 그림자를 읽는 것 말고는 피할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무기와 폭탄
기본 무기는 주우는 것에 따라 단계가 올라가고, 강화된 상태에서는 앞뒤로 동시에 나가거나 사방으로 퍼지는 형태가 됩니다. 화력 차이가 커서, 강화 상태를 유지하고 있느냐 아니냐가 큰 적을 잡는 시간을 몇 배로 벌립니다.
폭탄은 아껴 쓸 물건이 아닙니다. 이 게임은 한 번 맞으면 그대로 끝나는 데다 다시 살아났을 때 무기가 약해져 있어서, 죽고 나면 그 구간을 넘기기가 급격히 어려워집니다. 위험하다 싶으면 미리 터뜨려서 목숨을 지키는 쪽이 언제나 이득입니다. 폭탄을 들고 죽는 것이 가장 나쁜 결과입니다.
왜 그렇게 어려운가
이 게임의 난이도는 여러 이유가 겹쳐서 만들어집니다. 첫째는 시점입니다. 익숙한 평면 감각이 통하지 않으니 회피 판단이 늘 반 박자 늦습니다. 둘째는 밀도입니다. 화면 구석구석에서 적이 솟아오르고, 안전해 보이던 자리가 순식간에 막힙니다. 셋째는 회복의 어려움입니다.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다시 올라설 발판이 좀처럼 주어지지 않습니다.
넘기는 요령은 결국 외우는 것입니다. 어느 자리에서 무엇이 나오는지 기억하고, 나오기 전에 미리 그 자리를 비워 두는 식으로 구간을 정리해 나가야 합니다. 즉흥적인 반사신경으로 버틸 수 있는 게임이 아닙니다. 앞부분을 안정적으로 통과하는 손버릇을 먼저 만들고, 그다음 구간으로 조금씩 밀고 나가는 것이 유일한 길입니다.
화면과 소리
이 게임이 오래 이야기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겉모습입니다. 무기물처럼 반짝이는 격자 바닥에서 시작해 유기적인 생물의 내부 같은 공간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있고, 배경과 적의 디자인이 당시 다른 슈팅과 확연히 구분됩니다. 여기에 얹힌 음악도 오락실에서 흔히 듣던 곡조가 아니라 클럽에서 흘러나올 법한 전자음 계열이라, 화면과 소리가 함께 낯선 인상을 만듭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네오지오 캐비닛에 들어 있던 여러 게임 중 하나로 만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만 대전격투와 메탈슬러그 계열에 동전이 몰리던 곳에서, 시작하자마자 죽는 이 슈팅에 계속 돈을 넣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화면은 기억하는데 뒤 구간은 본 적이 없다는 사람이 유난히 많은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