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플레이스테이션)
죠죠의 기묘한 모험 (Jojos Bizarre Adventure) · 1999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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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를 켜는 버튼
이 게임을 처음 잡은 사람이 가장 놀라는 건 스탠드 버튼입니다. 버튼 하나를 누르면 캐릭터 뒤에 유령 같은 분신이 나타나 함께 움직입니다. 스탠드를 켜면 기술이 통째로 바뀌고, 가드 방식도 달라지고, 심지어 스탠드만 따로 떼어 앞으로 보낼 수도 있습니다. 켜고 끄는 타이밍 자체가 하나의 심리전이라, 다른 격투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리듬이 만들어집니다.
죠죠(JoJo's Bizarre Adventure)는 캡콤이 아라키 히로히코의 만화 3부를 바탕으로 만든 대전격투 게임입니다. 오락실 기판으로 나온 것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옮긴 판본으로, 주인공 쿠죠 죠타로 일행이 이집트로 향하는 여정을 따라 원작의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합니다. 원작 팬이라면 캐릭터 하나하나의 움직임에서 만화의 장면을 그대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붓질이 살아 있는 그래픽
캡콤이 이 시기에 쌓아 올린 2D 도트 기술이 여기서도 유감없이 나옵니다. 원작의 굵고 과장된 선을 도트로 옮기면서도 움직임은 부드럽고, 기술이 나갈 때 화면에 뜨는 효과음 글자나 배경 처리도 만화 지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합니다. 캐릭터가 승리했을 때 취하는 포즈까지 원작에서 가져온 것이라, 아는 사람은 계속 웃게 됩니다.
연출이 화려한 만큼 필살기 하나하나가 볼거리입니다. 스탠드가 연타를 퍼붓는 러시 기술은 대사와 함께 화면 전체를 뒤덮고, 성공했을 때의 시원함이 상당합니다. 격투 게임을 잘 못하는 사람도 이 장면 하나를 보려고 계속 붙잡게 되는 구석이 있습니다.
캐릭터마다 다른 규칙
캐릭터들이 저마다 특수한 규칙을 갖고 있는 것도 이 게임의 개성입니다. 어떤 인물은 시간을 잠깐 멈추고, 어떤 인물은 상대를 다른 무언가로 바꿔 놓고, 어떤 인물은 스탠드가 아예 따로 돌아다닙니다. 개 한 마리가 참전하고, 원작에서 인상적이었던 조연들도 조작 가능한 인물로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캐릭터를 바꿀 때마다 게임을 새로 배우는 느낌이 듭니다. 격투 게임의 상식으로 접근하면 안 되는 인물이 여럿이라, 상대가 무슨 캐릭터를 골랐느냐에 따라 대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폭이 넓다는 점이 오랫동안 이 게임을 파고들게 만든 이유입니다.
혼자서도 오래 붙잡게 되는 모드
플레이스테이션판에는 원작의 여정을 따라가는 별도 모드가 들어 있습니다. 지도를 따라 이동하며 사건을 겪고 적과 붙는 구성이라, 만화를 알고 있으면 장면이 겹쳐 보여 진행하는 맛이 있습니다. 여기서 조건을 채우면 숨겨진 요소가 풀리기도 합니다.
대전만 놓고 봐도 게임 속도가 빠른 편이라 한 판이 금방 끝납니다. 스탠드를 켠 상태에서는 조작감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처음에는 켜 둔 채로 익숙해진 뒤 필요할 때만 끄는 쪽이 편합니다.
지금 다시 보면
격투 게임으로서 균형이 완벽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특수한 규칙을 가진 캐릭터들이 워낙 강하게 튀어서, 진지한 대전보다는 서로 웃으며 즐기는 쪽에 어울립니다. 그 점을 알고 들어가면 오히려 마음이 편합니다.
원작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화면만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도트로 그려진 인물들이 과장된 포즈를 취하며 소리를 지르는 것만 봐도 이 게임이 무엇을 하려 했는지 알게 됩니다. 캡콤 2D 격투의 마지막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꼽을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