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츠바사 J
캡틴 츠바사 J 겟 인 더 투모로우 (Captain Tsubasa J Get in the Tomorrow) · 1996 · Ban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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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공이 불타면서 골대를 뚫고 지나가는 장면을 진지하게 그려 낸 만화가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여러 이름으로 방영되며 축구를 좋아하게 만든 그 작품인데, 이 게임은 그 필살 슛 연출을 화면 가득 채워 넣었습니다. 공을 잡고 슛을 날리면 경기가 잠시 멈추고 화려한 연출이 흐르는데, 그 순간을 보려고 이 게임을 잡은 사람이 많았습니다.
캡틴 츠바사 J(Captain Tsubasa J Get in the Tomorrow)는 만화 속 인물들로 경기를 치르는 축구 게임입니다. 다만 흔한 축구 게임처럼 선수를 자유롭게 조작하는 방식이 아니라, 상황마다 어떤 행동을 할지 고르는 형태에 가깝습니다. 패스할지 드리블할지 슛할지 고르면 그 결과가 연출로 펼쳐집니다.
고르는 축구
공을 가진 선수 앞에 상대가 나타나면 선택지가 뜹니다. 돌파를 시도할지, 옆으로 패스할지, 그 자리에서 슛을 쏠지 정하면 됩니다. 선수의 능력치와 상대의 능력치를 견줘 성공 여부가 갈립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순발력보다 판단력을 요구합니다. 어느 선수에게 공을 보내야 유리한지, 지금 슛을 쏠 위치인지 아닌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축구 게임이라기보다 축구를 소재로 한 시뮬레이션에 가까운 감각입니다.
체력 개념도 있습니다. 무리하게 돌파를 반복하거나 필살 기술을 남발하면 선수가 지쳐 후반에 힘을 못 씁니다. 언제 힘을 쏟고 언제 아낄지 배분하는 것이 승부를 가릅니다.
필살 기술
이 시리즈의 얼굴은 역시 필살 슛입니다. 선수마다 고유한 기술이 있고, 발동하면 긴 연출이 나옵니다. 골키퍼도 필살 선방을 가지고 있어서, 강한 슛과 강한 방어가 맞붙는 장면이 이 게임의 하이라이트입니다.
필살 기술은 체력을 크게 소모합니다. 그래서 아무 때나 쓸 수 없고, 결정적인 순간을 노려야 합니다. 초반에 다 써 버리면 정작 후반 승부처에서 평범한 슛밖에 못 쏘게 됩니다.
같은 슛이라도 쏘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성공률이 다릅니다. 무리한 각도에서 필살 기술을 쓰는 것보다, 좋은 자리를 만든 뒤에 쏘는 편이 훨씬 잘 들어갑니다.
원작을 아는 재미
등장인물들이 원작 그대로 나옵니다. 주인공과 라이벌, 각 팀의 간판 선수들이 자기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만화를 봤다면 이름만 봐도 무엇을 할지 짐작이 갑니다.
경기 중간에 대사와 장면이 끼어들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단순히 경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원작의 흐름을 따라가는 구성이라, 만화를 좋아했던 사람에게는 그 자체가 보상이 됩니다.
반대로 원작을 모른다면 인물에 대한 애착이 없어 연출이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의 재미가 원작 지식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축구 게임으로서
실제 축구를 재현하려는 게임이 아닙니다. 공이 불타고 사람이 공중에서 회전하며 슛을 쏘는 세계이므로, 전술이나 사실성을 기대하면 어긋납니다.
대신 만화의 과장을 게임으로 옮기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한 골이 나기까지의 과정이 길고 연출이 많아서, 골이 들어갔을 때의 쾌감이 일반 축구 게임보다 큽니다.
처음 하는 분께
선수마다 능력치가 다르니 누가 무엇을 잘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발이 빠른 선수에게 돌파를 맡기고, 슛이 강한 선수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식으로 역할을 나누면 성공률이 올라갑니다.
체력 관리를 잊지 마세요. 전반에 몰아붙이다 후반에 아무것도 못 하는 흐름이 가장 흔한 패배 원인입니다. 상대 골문 근처까지 갔을 때만 힘을 쓰는 절제가 필요합니다.
연출이 길게 느껴진다면 넘길 수 있는 부분은 넘기면서 진행하셔도 됩니다. 몇 경기 하다 보면 어느 장면이 중요한지 감이 잡힙니다.
한 경기가 길지 않아 부담 없이 잡을 수 있습니다. 축구 게임에 익숙하지 않아도 선택지를 고르는 방식이라 조작에서 막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도 장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