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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타이건

쿵푸 타이건 (Kung Fu Taigun) · 1984 · Toshiba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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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 영화를 게임으로 옮기던 시절

80년대 중반은 무술 영화의 인기가 게임으로 밀려들던 때였습니다. 화면 옆에서 본 주인공이 주먹과 발을 뻗어 몰려오는 적을 하나씩 쓰러뜨리는 형태의 게임이 여기저기서 나왔고, 이 작품도 그 흐름 위에 있습니다. 도장 같은 배경 앞에서 무술복 차림의 주인공이 자세를 잡는 화면부터가 그 시절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지금 보면 소박하지만, 당시 가정용 기기에서 사람이 사람을 때리는 액션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쿵푸 타이건 액션 게임 화면 1 - MSX (1984)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쿵푸 타이건(Kung Fu Taigun)은 옆에서 본 화면에서 무술가를 조종해 적을 물리치며 나아가는 액션 게임입니다. 좌우로 이동하면서 다가오는 적을 공격으로 쓰러뜨리고, 구간 끝까지 도달하면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조작은 이동과 점프, 그리고 공격입니다. 공격은 방향에 따라 성격이 달라집니다. 서서 내면 상체를 노리고, 앉아서 내면 하단을 칩니다. 점프 중에 내면 날아 차기가 나갑니다. 이 세 가지를 적의 높이에 맞춰 골라 쓰는 것이 기본입니다.

쿵푸 타이건 액션 게임 화면 2 - MSX (1984)

높이를 맞추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 계열 액션 게임의 핵심은 언제나 같습니다. 적이 어느 높이로 오는지 보고 거기에 맞는 공격을 내는 것입니다. 서 있는 적에게 앉아서 공격하면 안 닿고, 낮게 기어오는 적에게 서서 주먹을 내면 그대로 다리를 잡힙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계속 맞는 이유는 대부분 이 높이를 안 보기 때문입니다. 적이 오면 반사적으로 아무 공격이나 내는데, 그러면 헛치고 그 틈에 맞습니다. 한 박자 늦추고 적의 자세를 확인한 다음에 내는 습관을 들이면 체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또 하나, 적이 여럿 몰려올 때는 한 방향씩 정리해야 합니다. 좌우 양쪽에서 동시에 붙으면 어느 쪽을 쳐도 반대쪽에 맞으니, 한쪽으로 이동해 등을 벽에 붙이거나 점프로 한쪽을 넘어가 한 줄로 세우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거리 감각

이 게임의 공격은 사거리가 짧습니다. 실제로 닿는 거리가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가까워서, 충분히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지점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야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한 걸음 더 들어간 자리는 적의 공격도 닿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서로의 사거리 끝에서 누가 먼저 내느냐의 싸움이 됩니다. 조급하게 먼저 내면 헛치고 반격당하고, 너무 재면 밀려서 구석에 몰립니다. 몇 번 죽어 보면서 자기 주먹이 어디까지 닿는지를 눈에 익히는 것이 실력의 대부분입니다.

점프 공격은 이 거리 문제를 우회하는 수단입니다. 뛰어서 넘어가며 때리면 상대의 반격을 피하면서 유효타를 낼 수 있는데, 착지 지점을 잘못 잡으면 적 품에 그대로 떨어지므로 남발할 것은 아닙니다.

MSX 액션 게임의 사정

이 시기 MSX용 액션 게임은 기기의 제약과 계속 싸웠습니다. 화면에 동시에 나올 수 있는 것의 수가 정해져 있고, 캐릭터가 겹치면 깜빡이는 현상이 생깁니다. 이 게임도 적이 여럿 나오는 구간에서 그런 모습이 보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게임들이 사랑받은 이유는 규칙이 단순하고 한 판이 짧기 때문입니다. 설명서 없이도 몇 분이면 무엇을 하는 게임인지 알 수 있고, 실패해도 곧바로 다시 시작합니다. 방과 후에 잠깐씩 붙잡고 하기에 딱 맞는 크기였습니다.

지금 해 보면

화려한 연출이나 복잡한 시스템은 없습니다. 대신 때리는 순간의 반응이 확실하고, 적을 쓰러뜨릴 때마다 화면이 정리되는 감각이 분명합니다. 이런 종류의 게임은 오래 붙잡고 있기보다, 짧게 몇 판 하면서 손이 얼마나 정확해지는지 확인하는 재미로 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체력이 얼마 안 남았을 때는 욕심을 버리고 후퇴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적은 계속 나오지만 서두를 이유는 없습니다. 자리를 잡고 하나씩 처리하는 쪽이 언제나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