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리버
레거시 오브 케인 소울 리버 (Legacy of Kain Soul Reaver) · 1999 · Ei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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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당해 던져진 자
시작 장면부터 강렬합니다. 뱀파이어 군주 케인 앞에 끌려 나온 부하 라지엘은, 주군보다 먼저 날개가 돋았다는 이유로 날개를 찢기고 심연으로 던져집니다. 수백 년이 흐른 뒤 그를 건져 올린 것은 시간의 수호자이고, 라지엘은 반쯤 부서진 몸으로 되살아나 자신을 버린 케인과 형제들을 찾아 나섭니다.
턱이 뜯겨 나간 얼굴에 낡은 천을 두른 이 주인공의 생김새는 한 번 보면 잊히지 않습니다. 복수를 위해 되살아난 존재라는 설정이 게임 구조 전체와 맞물려 있습니다.
두 개의 세계를 오가다
소울 리버(Legacy of Kain: Soul Reaver)는 1999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나온 액션 어드벤처입니다. 라지엘은 산 자의 세계인 물질계와, 영혼들이 머무는 유령계를 오갈 수 있습니다. 물질계에서 체력이 다 떨어지면 죽는 대신 유령계로 넘어가고, 그곳에서 영혼을 먹어 힘을 회복한 뒤 정해진 지점에서 다시 물질계로 돌아옵니다.
이 두 세계는 같은 장소이면서 지형이 다릅니다. 유령계에서는 벽과 바닥이 일그러지고 물이 사라지며, 물질계에서 막혀 있던 틈이 열립니다. 반대로 물질계에서만 열 수 있는 문도 있습니다.
지형 자체가 퍼즐
그래서 이 게임의 퍼즐은 대부분 어느 세계에 있느냐로 풀립니다. 물질계에서 닿지 않는 발판이 유령계에서는 기울어져 올라갈 수 있게 되고, 물에 잠겨 못 가던 곳은 물이 없는 유령계로 넘어가 지나갑니다. 블록을 밀어 옮기고 스위치를 눌러 문을 여는 고전적인 장치도 함께 나옵니다.
로딩 화면 없이 세계 전체가 이어져 있다는 점도 당시 크게 화제였습니다. 문을 열고 지역을 넘어가도 화면이 끊기지 않아서, 거대한 한 덩어리의 장소를 계속 걸어 다니는 느낌을 줍니다.
소울 리버와 형제들
여정 중에 얻는 무기가 제목에 붙은 소울 리버입니다. 유령계에서 라지엘의 팔에 감기는 이 검은 체력이 가득할 때만 나타나고, 한 대라도 맞으면 사라집니다. 강력한 대신 조건이 까다로워, 언제 꺼내 쓸지 판단해야 합니다.
일반 적은 그냥 때려서는 죽지 않습니다. 기절시킨 다음 창에 꿰거나 불에 던지거나 물에 빠뜨려야 완전히 처치되고, 그러지 않으면 다시 일어납니다. 각 지역의 끝에는 라지엘의 옛 형제들이 뱀파이어의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이들을 쓰러뜨릴 때마다 새 능력을 얻어 앞서 지나친 곳으로 되돌아갈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