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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틱스 오우거 슈퍼패미컴판

택틱스 오우거 (Tactics Ogre Let Us Cling Together Japan) · 1995 · Q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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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에 가담하겠느냐고 묻습니다

게임 초반, 주인공은 갈림길에 섭니다. 상관은 마을 주민을 몰살하라고 명령하고, 그것이 대의를 위한 길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따르느냐 거부하느냐에 따라 이야기 전체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갈라집니다.

어느 쪽도 명백히 옳지 않습니다. 거부하면 동료를 잃고, 따르면 자신이 무엇이 되는지를 감당해야 합니다. 민족 갈등과 인종 청소를 정면으로 다룬 이 각본은 1995년 게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무겁고, 지금도 이 작품이 특별하게 이야기되는 이유입니다.

택틱스 오우거 슈퍼패미컴판 RPG 게임 화면 1 - 슈퍼 패미컴 (1995)

어떤 게임인가

택틱스 오우거(Tactics Ogre: Let Us Cling Together)는 퀘스트가 슈퍼패미컴으로 내놓은 시뮬레이션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발레리아 섬에서 벌어지는 세 민족의 다툼 속에서, 청년 데님이 아버지의 실종과 자기 민족의 처지를 안고 전쟁에 뛰어드는 이야기입니다.

전투는 사각 격자로 나뉜 지형 위에서 턴제로 진행됩니다. 유닛을 배치하고 이동시켜 적을 무찌르는 방식인데, 이 게임의 특징은 지형에 높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택틱스 오우거 슈퍼패미컴판 RPG 게임 화면 2 - 슈퍼 패미컴 (1995)

높이가 승패를 가릅니다

같은 평면이 아니라 계단, 언덕, 성벽처럼 높낮이가 있는 전장에서 싸웁니다. 높은 곳에 선 유닛은 활의 사거리가 늘고 공격력이 오르며, 아래에서 위를 치는 쪽은 불리해집니다.

그래서 전투의 첫 수는 대개 지형 선점입니다. 궁수를 높은 곳에 올리고, 방어력 높은 유닛으로 좁은 통로를 막고, 마법사를 뒤에 숨기는 배치가 기본입니다. 위치를 잘못 잡으면 능력치가 높아도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날씨와 낮밤도 영향을 줍니다. 특정 속성이 강해지거나 약해지고, 물이나 늪 같은 지형은 이동을 크게 제약합니다. 지형과 조건을 읽는 것이 이 게임 전투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갈라지는 세 갈래 이야기

중반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어느 노선을 택하느냐에 따라 동료가 되는 인물이 달라지고, 방문하는 전장이 달라지며, 결말도 달라집니다. 한 회차로는 이야기의 일부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노선에도 시원한 정답이 없습니다. 자기 민족을 위한다는 명분과 그 대가로 흘리는 피 사이에서, 게임은 판단을 플레이어에게 떠넘깁니다. 한 회차를 끝내고 다른 선택을 하러 되돌아가게 만드는 힘이 여기서 나옵니다.

캐릭터의 충성심도 관리 대상입니다. 성향에 맞지 않는 행동을 계속하면 동료가 이탈하기도 합니다.

오우거 사가와 이후

이 작품은 오우거 배틀 사가의 한 편이며, 개발진 상당수가 이후 스퀘어로 옮겨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를 만들었습니다. 높이 있는 전장, 클래스 시스템, 무거운 정치 각본이라는 특징이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국내에서는 정식 발매되지 않았고 일본어 대사량이 상당해 진입이 쉽지 않았지만, 시뮬레이션 RPG를 좋아하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작품으로 꼽혀 왔습니다. 훗날 여러 기기로 이식되고 리메이크되며 계속 새 세대를 만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