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보이 닌자 거북이
닌자 거북이 (Teenage Mutant Ninja Turtles Japan) · 1990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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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안으로 들어온 거북이 네 마리
하교길에 문방구 앞에서 만화를 보고, 집에 와서는 같은 캐릭터를 손바닥만 한 화면으로 다시 만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닌자 거북이는 그 시절 아이들에게 만화이자 장난감이자 게임이었습니다. 흑백 네 단계 회색으로만 그려진 화면인데도, 등껍질을 지고 무기를 휘두르는 실루엣만 보면 누가 누구인지 알아봤습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의 매력은 휴대성이었습니다. 오락실 기판이나 거실 텔레비전 앞에 앉아야만 할 수 있던 놀이가, 주머니에 들어가는 기계 안으로 옮겨 온 것입니다. 건전지가 다 닳을 때까지 이불 속에서 붙들고 있던 기억이 있는 분이라면 이 게임의 화면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게임보이 닌자 거북이(Teenage Mutant Ninja Turtles)는 코나미가 휴대용 기기에 맞춰 새로 설계한 횡스크롤 액션입니다. 미국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끈 돌연변이 거북이 형제들이 주인공이고, 스승 스플린터와 소녀 기자 에이프릴을 돕기 위해 슈레더와 풋 클랜 무리를 상대합니다.
조작은 단순합니다. 좌우로 걷고, 점프하고, 무기를 휘두릅니다. 대신 스테이지마다 발판과 함정 배치가 촘촘해서, 무작정 앞으로 달리면 금세 체력이 바닥납니다. 적을 어디서 끊고 어디서 지나칠지 판단하는 게임입니다.
네 형제를 바꿔 가며
이 시리즈의 핵심은 거북이 네 마리가 저마다 다른 무기를 쓴다는 점입니다. 레오나르도는 칼, 라파엘로는 단검, 도나텔로는 봉, 미켈란젤로는 쌍절곤을 씁니다. 사거리가 긴 무기는 안전하지만 휘두르는 속도가 느리고, 짧은 무기는 위험 대신 연타가 빠릅니다.
한 마리가 쓰러지면 다른 형제로 이어서 진행하는 구조라, 네 마리를 곧 목숨 네 개처럼 쓰게 됩니다. 그래서 노련한 사람일수록 아끼는 캐릭터를 마지막까지 남겨 두고, 쉬운 구간은 체력이 이미 깎인 형제로 통과시킵니다. 이 배분 감각이 붙기 시작하면 클리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흑백 화면이 만든 규칙
색이 없다 보니 적과 배경이 뒤섞여 보이는 구간이 종종 있습니다. 이 게임을 잘하는 방법은 눈보다 기억에 의존하는 것입니다. 어디쯤에서 적이 튀어나오는지 몇 번 죽어 가며 외워 두면, 다음 판부터는 화면을 보지 않고도 미리 점프하게 됩니다.
보스전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스는 정해진 순서로 움직이므로, 그 순서를 파악하고 빈틈에만 때리면 체력을 거의 잃지 않고 넘어갑니다. 반대로 욕심을 내서 한 대 더 때리려다 반격에 맞는 것이 대부분의 실패 원인입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요즘 기준으로 보면 짧고 단순한 게임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한 번 앉으면 끝까지 가 볼 만합니다. 스테이지 수가 많지 않고 한 판이 금방 끝나므로, 몇 번 반복하는 사이에 실력이 붙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원작 만화를 알고 있다면 등장인물과 배경이 반가울 것이고, 모르고 시작해도 규칙 자체는 몇 분이면 익힙니다. 조작이 방향키와 버튼 두 개뿐이라, 브라우저에서 키보드로 바로 잡아도 어색함이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