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보이 스케이트 오어 다이 2편
스케이트 오어 다이: 투어 드 스래시 (Skate Or Die Tour de Thrash USA) · 1993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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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골목에서 전국 대회로
전작이 하수구와 뒷골목을 달리는 이야기였다면, 이 작품은 제목부터 "투어"입니다. 한 동네에서 벌어지던 스케이트보드 싸움을 미국 곳곳을 도는 순회 대회로 키운 후속작입니다. 무대가 넓어졌다는 것만으로도 당시 휴대용 게임치고는 야심이 있었습니다.
스케이트보드 붐이 한창이던 시기에 나온 게임이라, 화면 곳곳에 그 시절 특유의 분위기가 배어 있습니다. 낙서 같은 글씨체, 건들거리는 캐릭터 동작, 도시 구조물을 그대로 놀이터로 쓰는 코스 설계까지 전부 당대 스케이트 문화를 옮겨 온 것입니다.
코스를 도는 스포츠 액션
스케이트 오어 다이 2편(Skate or Die: Tour de Thrash)은 스케이트보드로 코스를 달리며 대회를 치르는 게임보이용 스포츠 액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보드를 탄 선수를 조종해 정해진 구간을 완주하고, 도중의 묘기와 순위로 성적을 쌓습니다.
기본은 전작과 같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점프로 장애물을 넘고, 램프에서 떠올라 묘기를 넣습니다. 다만 대회 형식이 들어가면서 한 판을 잘 끝내는 것보다 여러 무대를 꾸준히 통과하는 쪽으로 무게가 옮겨 갔습니다. 한 대회에서 크게 망치면 뒤에서 만회하기가 어렵습니다.
장소마다 지형 성격이 달라서, 평평한 도심 구간에서는 속도 관리가, 굴곡이 심한 구간에서는 점프 타이밍이 중요해집니다.
실수가 쌓이는 구조
이 게임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개별 장애물이 아니라 누적입니다. 한 번 넘어지면 일어나는 동안 시간이 흐르고, 그만큼 뒤쳐지고, 만회하려고 무리하다 또 걸립니다. 이 악순환에 한 번 들어가면 그 판은 사실상 끝난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잘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욕심을 줄이고 안 넘어지는 것입니다. 큰 묘기 한 번보다 안정적인 완주가 낫고, 코스를 외워서 위험한 구간에서는 미리 속도를 죽이는 쪽이 결과가 좋습니다. 전작을 해 본 사람일수록 이 절제를 늦게 배웁니다.
휴대용으로 옮겨 온 스케이트보드
원래 스케이트 오어 다이는 가정용 컴퓨터와 콘솔에서 여러 종목을 모아 놓은 모음집 형태로 시작한 시리즈입니다. 램프 묘기, 다운힐, 심지어 상대와 몸싸움하는 종목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휴대용판은 그 넓이를 다 담을 수 없으니 달리기와 묘기라는 뼈대만 남겼습니다.
덜어낸 결과가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한 판이 짧고 목표가 분명해서 잠깐씩 잡기 좋고, 코스를 외울수록 기록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맛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널리 알려진 편이 아니지만, 스케이트보드를 소재로 삼은 옛 휴대용 게임을 찾는다면 한 번쯤 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