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시대
캐딜락 앤 다이너소어 (Cadillacs Dinosaurs 930201 Etc) · 1993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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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 나오던 오락실 기계
한국 오락실에서 이 게임을 정식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다들 공룡시대라고 했습니다. 화면에 공룡이 나오고 사람이 그 사이를 뛰어다니니 이보다 알기 쉬운 이름도 없었습니다. 4인용 기계가 놓인 곳에서는 네 명이 줄지어 붙어 화면을 가득 채웠습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그림이 좋았습니다. 캡콤이 당시 새로 쓰던 기판 덕분에 인물이 크고 움직임이 부드러웠고, 배경의 공룡이 어슬렁거리다 갑자기 화면 안으로 들어오는 연출은 처음 보는 사람을 놀라게 했습니다.
넷 중 하나를 고른다
캐딜락 앤 다이너소어(Cadillacs and Dinosaurs)는 1993년 캡콤이 내놓은 벨트스크롤 액션입니다. 미국 만화를 원작으로 삼았고, 공룡이 되살아난 미래의 늪지대를 배경으로 무장 세력과 싸웁니다.
고를 수 있는 인물은 넷입니다. 균형이 잡힌 인물, 힘이 세고 느린 인물, 빠른 대신 한 방이 약한 인물이 섞여 있어서 각자 잡기와 필살기가 다릅니다. 여럿이 할 때는 서로 다른 인물을 골라 역할을 나누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무기를 줍고, 던지고
이 게임의 큰 특징은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각목, 쇠파이프, 돌, 수류탄, 심지어 총까지 주울 수 있습니다. 총은 탄이 있는 동안 멀리서 적을 정리할 수 있어 대단히 강력하지만 금방 떨어지고, 다 쓴 뒤에는 던져서 한 번 더 쓸 수 있습니다.
적을 잡은 뒤 다른 적 쪽으로 던지면 둘 다 넘어집니다. 여럿에게 둘러싸였을 때 이 던지기가 가장 확실한 탈출법이라, 손에 익으면 체력을 거의 잃지 않고 구간을 넘길 수 있습니다.
공룡과 자동차
스테이지에는 늪, 마을, 공장, 지하 통로가 차례로 나옵니다. 공룡은 배경 장식이 아니라 실제로 방해가 됩니다. 작은 육식 공룡 무리가 몰려와 물어뜯고, 커다란 공룡이 지나가면서 사람을 밀치기도 합니다. 반대로 공룡이 적을 덮치는 경우도 있어서, 상황에 따라 공룡을 이용하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중간에는 제목에 붙은 자동차가 나오는 구간도 있습니다. 차를 타고 달리며 쫓아오는 무리와 싸우는 이 장면은 벨트스크롤의 단조로움을 끊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오래 남은 이유
같은 시기 캡콤은 파이널 파이트를 비롯해 여러 벨트스크롤을 내놓았지만, 한국에서는 이 게임의 인기가 유난했습니다. 화려한 그림, 무기를 마음껏 주워 쓰는 자유로움, 그리고 공룡이라는 알기 쉬운 소재가 겹친 결과입니다.
판권 관계 때문에 이후 정식으로 다시 나오기 어려운 작품이 되면서, 오히려 오락실 기억 속에만 남은 게임이 됐습니다. 공룡시대라는 이름을 꺼내면 그 시절 오락실을 다닌 사람들이 곧바로 알아듣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