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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 앤 사우스

노스 앤 사우스 (North South Europe) · 1990 · Infogr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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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처럼 그려진 남북전쟁

전략 게임이라고 하면 딱딱한 지도와 숫자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게임은 시작부터 그런 기대를 배반합니다. 미국 남북전쟁을 다루면서도 화면은 만화풍으로 그려져 있고, 전투가 벌어지면 지도가 사라지고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는 액션 장면으로 바뀝니다. 심지어 인디언 습격이나 폭풍 같은 사건이 끼어들어 잘 짜 둔 계획을 통째로 흐트러뜨립니다.

노스 앤 사우스(North & South)는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지도 위에서 영토를 다투는 전략 게임에 직접 조작하는 전투 장면을 붙인 작품입니다. 원작은 유럽 컴퓨터에서 나왔고 그 뒤 가정용 기기로 옮겨졌으며, 프랑스 만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온 그림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노스 앤 사우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1 - 패미컴 (1990)

한 판이 굴러가는 방식

기본 흐름은 이렇습니다. 미국 지도 위에서 자기 진영의 부대를 인접 지역으로 옮기고, 상대 부대와 같은 칸에서 만나면 전투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지역을 점령하면 그곳의 자원이 들어오고, 철도와 항구를 확보하면 이동과 보급에서 유리해집니다. 한 해가 끝날 때마다 확보한 지역에 따라 새 병력이 배정됩니다.

전투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넓은 들판에서 벌어지는 야전은 보병과 기병, 대포를 좌우로 움직이며 상대 진영을 밀어내는 방식이고, 요새 공략은 성벽 안으로 병사를 들여보내 안쪽을 정리하는 액션 장면입니다. 어느 쪽이든 직접 조작할 수 있고, 자신이 없으면 자동 처리로 넘길 수도 있습니다.

이 자동 처리와 직접 조작의 선택이 이 게임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병력이 압도적으로 많으면 자동으로 넘겨도 대개 이기지만, 수가 밀리는 상황에서는 직접 조작으로 뒤집을 여지가 큽니다. 결국 지도 위의 계산과 손끝의 실력이 함께 걸리는 구조입니다.

노스 앤 사우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2 - 패미컴 (1990)

어려운 지점과 요령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병력을 한곳에 몰아 두는 것입니다. 한 부대에 전력을 집중하면 정면 승부에서는 강하지만, 상대가 다른 방향으로 돌아 들어와 비어 있는 지역을 차례로 먹어 치우면 다음 해에 들어오는 보급 차이로 그대로 무너집니다. 전선을 넓게 유지하면서 요충지만 두껍게 잡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전투 장면에서는 대포의 가치가 큽니다. 사거리가 길어 접근 전에 상대 대열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데, 반대로 근접전에 휘말리면 아무것도 못 합니다. 대포를 뒤에 두고 보병으로 앞을 막는 기본 대형만 지켜도 승률이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기병은 빠르게 파고들어 상대 대포를 먼저 끊는 용도로 쓰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돌발 사건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지도 위에서 특정 지역이 습격을 받거나 이동이 막히는 일이 벌어지는데, 이런 사건은 예고 없이 들어오기 때문에 언제나 여유 병력을 한 부대쯤 남겨 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계획대로만 굴러갈 것이라 믿고 전부 투입하면 한 번의 사건으로 판이 뒤집힙니다.

다른 전략 게임과 다른 점

같은 시기 전략 게임들이 숫자와 지형 계산을 파고들었다면, 이 작품은 그 반대 방향을 택했습니다. 규칙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대신 직접 조작하는 전투를 넣어, 전략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몇 분 안에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설명서를 읽지 않아도 한 판을 마칠 수 있다는 점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깊이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이 단순함이 아쉬울 수 있습니다. 유닛 종류가 많지 않고 지형 효과도 제한적이라, 몇 판을 하고 나면 최적의 진행 방식이 눈에 보입니다. 다만 그 지점부터는 사람과 붙는 재미로 넘어가는 구조라서, 혼자 오래 파고드는 게임이라기보다 둘이 번갈아 하는 게임에 가깝습니다.

유럽에서 온 게임

이 작품은 유럽 개발사의 손에서 나왔고, 그 배경이 그림체와 유머 감각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미국 남북전쟁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병사들이 익살스럽게 움직이고, 패배 장면조차 웃기게 그려집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그리려는 게임이 전혀 아니고, 만화 한 편을 조작하는 감각에 가깝습니다.

가정용 기기로 옮겨지면서 조작이 패드에 맞게 정리되었고, 컴퓨터판보다 진입 문턱이 낮아졌습니다. 화면 구성이 단순한 대신 반응이 빨라서, 지도와 전투를 오가는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는 점이 이식판의 미덕입니다.

지금 해 보면

한 판에 걸리는 시간이 길지 않고 규칙이 직관적이라, 오래된 전략 게임 중에서는 지금 잡아도 부담이 적은 축입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므로 설치 없이 눌러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시작 연도를 늦은 쪽으로 골라 지도가 이미 나뉜 상태에서 시작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 초반 확장 단계를 건너뛰고 전투부터 바로 겪을 수 있어서, 이 게임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훨씬 빨리 감이 옵니다.